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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기름 유출 현장 봉사를 다녀와서

    페이지 정보

    조회Hit 874회   작성일Date 07-12-26 14:45

    본문

    20071224 태안 기름 유출 현장 봉사를 다녀와서

    기름먹은 바닷물
    파돗소리조차 내지 못해
    쿨럭~ 쿨럭~
    기름이 닿는 곳마다
    죽음의 그림자
    갯펄도
    조개도
    바닷새도
    양식장도
    숨소리 한번 내지 못한 채
    스러져 간다.
    검은 재앙
    어부들의 마음마져
    시커멓게 죽어간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순식간에 외면을 당한다.
    횟집도
    상가도
    숙박업소도
    찾는이 발걸음이 뚝 끊겼다.

    이렇게 망하느니
    뿌려진 원유 덩어리 퍼내다 죽자
    양동이로 퍼내고
    양수기로 빨아내고
    흡착포로 걷어내기를 보름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봉사자들의 손길이
    날을 이어 닦아 내므로
    세계인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어 가고 있다.

    진종일 바닷가에 주저앉아
    타르 덩어리 입은
    돌멩이 하나 하나 정성을 다해 닦아낸다.
    흩뿌려진 돌멩이가
    언제 이런 사랑을 받아 보았을까?
    매만지고
    쓰다듬으며
    창조주의 사랑을 전한다.
    너도 귀한 창조물이거늘
    오늘에야 너를 만났구나.
    사랑한다
    돌멩이야
    사랑한다
    바윗덩어리야
    사랑한다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래 알갱이야
    사람의 실수로 네가 검은 원유 뒤집어 썼으니
    사람의 사랑을 받고 용서하려므나

    끝없이 넓다 하여 붙여진 이름
    만리포여
    회복하여라
    힘을 내어라
    그래도 너를 사랑하는 이들이
    여기 모여
    쓸고
    닦고
    문지르며
    너를 향한 사랑을 고백하잖니

    빠르면
    2008년 여름에는
    너의 해수욕장을 개장할 수 있다 하니
    그때 다시 너를 찾아와야겠다.
    고난 중에 맺어진 인연이기에
    회복하여 사랑을 나누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