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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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란 것은 사람을 향해서만 일어나는 감정인줄 알았습니다.
거리의 그늘진 곳, 산비탈 한쪽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하얀 눈이 있고
겨울의 차가운 바람은 기세등등하게
제왕의 자리에 당당히 버티고 있는 이 겨울날에
논바닥 여기저기 개구리들이 모여서 온 세상이 자기들것인냥
마구 소리를 지르며 노래 부르는 개구리들의 합창과
밤새 내린 이슬이 촉촉하게 젖어있는 풀잎 사이에서
아름다운 화음을 빚어내는 귀뚜라미의 소리가
너무 그리워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힙니다.
지난 여름과 가을은 그들로 인해 날마다 행복했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아닌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아름다운 소리로
그들이 주고 받은 수많은 언어들은
콘크리트로 둘러쌓인 이 도시에서 딱딱하게 굳어가는 마음을
노란 병아리를 손에 가만히 올려 놓았을 때처럼
부드러운 마음으로 만들어주는 특별하고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아직도 봄은... 여름은... 가을은...
저만치 아득히 먼 곳에 있는데 나는 벌써 그들을 만나려고
다급한 마음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나무가지 끝에 봄이 오지는 않았을까 하고
딱딱한 나무가지를 만져보기도 하고
꽁꽁 언 땅을 발로 툭툭 차면서
새싹이 오는 길이 너무 춥지는 않은가
개구리가, 귀뚜라미가 때맞춰 오려고 준비는 잘하고 있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합니다.
그리움... 기다림... 이런것이 있기에
주위의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인내의 시간을 지낸 후에
보는 이들에게, 듣는 이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기쁨을, 행복을 전해주는가 봅니다.
아직도 추운 겨울이지만 그들을 만나기 위해
나에게도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듯 합니다.
아!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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