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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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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872회   작성일Date 12-12-06 21:55

    본문

    지난주 토요일날 김장을 담았다. 좁은 집에서 배추를 절이는 것이 힘들 것 같아서 절임배추를 사서 담았다. 금요일날 퇴근을 하니 어머니와 남편, 두 모자지간에 사이좋게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양념을 준비하고 있었다. 젓갈을 집에서 끓이다보니 온 집안에는 젓갈 냄새가 진동을 했다. 짭조름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이것 저것 재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밥을 서둘러서 먹고 일찌감치부터 김장을 담기로 했다. 저녁에는 알파에도 참여해야 하니 마음이 바빠진 것이다. 남편은 출근하고 어머니와 찬양이와 셋이서 힘을 합하여 김장을 했다. 배추는 알맞게 절여졌고 속재료의 맛도 아주 좋았다. 처음에는 어머니와 둘이서 버무렸고 찬양이는 완성된 김치를 통에 넣는 작업을 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손길도 느려지고 배추의 양도 많게 느껴졌다. ^^;;
     그때 찬양이가 \"엄마, 저도 버무려 볼래요.\" \"네가 할 수 있겠니? 그래 한 번 해봐.\" 자리를 내주고 하던 일을 서로 바꾸었다. 그런데 요녀석~ 제법 잘한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쓱싹쓱싹 잘 버무렸다. 지친 몸도 쉴겸해서 점심밥을 먹고 나머지를 해결했다. 일이 거의 끝나갈 무렵 퇴근한 남편도 함께 마무리를 했다.
      해마다 김장을 담으면 남편은 몇몇 사람을 챙겨준다. 혼자 사는 노총각 두 명, 아내가 없이 아들과 둘이 사는 집, 아내의 거동이 불편하여 김장을 못하는 집... 이 사람은 손도 크다. 조금 담아주는 것이 아니라 듬~뿍 담아준다. 그래도 남편이 고맙다. 다른 사람을 챙겨줄줄 아는 예쁜 마음씨가 있으니 말이다. 김치 냉장고에도 가득 찼고 항아리에도 조금 담았다. 이제 김장을 했으니 겨울채비는 끝났다.
     어머니는 목욕탕으로 가시고 찬양이는 친구 만나러 나가고 남편과 둘이서 따끈한 차를 마시면서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해 주었다. 씻고 교회로 가려는 나에게 \"알파까지 하고 오려면 피곤하겠다.\"고 남편이 말했다. \"응~ 지금가지는 괜찮아요. 걱정마세요. 이 정도면 내일 예배드리는 것까지도 거뜬할 것 같아요. 내 몸이 튼튼해졌나봐요.^^\"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때까지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으므로. 김장을 담을때도 기분좋게 일했으니까!
     버스에 몸을 싣고 교회로 향하는데 에고고~~~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요 몸에 피로가 급작스럽게 몰려왔다. 알파의 마지막 날이라 바짝 긴장하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일념만 가지고 버텼다. 밤 10시가 조금 넘어서 알파를 마치고 집으로 올때는 온 몸이 욱신욱신거렸다. 그러면 그렇지. 내 체력이 얼마나 좋다고...
     아! 사십대는 몸 따로 생각 따로 노는 세대인가보다. 주일날에는 3부 예배 드리고 오후 성가대 연습까지 간신히 하고 오후 예배까지는 도저히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집으로 와서 드러누웠다. 월요일난 출근해서는 점심 시간에 밥도 못먹고 잠만 잤다. 화요일에는 몸이 좀 나이지려나 하고 기대했었는데 점점 더 힘이 들어서 수요일에는 드디어 병가를 내고 회사에 출근도 하지 못했다. 아니 그깟 김장이 뭐라고 몸이 이렇게 힘이 든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번 김장을 할때는 예년과 달리 일꾼 두 명이 줄었다. 다른 때는 김장을 할 때 남편과 찬송이도 같이 했었는데 올해는 남편은 출근, 찬송이는 군대로! 그럼 그렇지. 장정이 둘이나 없었으니 내 몸이 아플수 밖에. 그런데 어머니는 멀쩡하시다. 지난주에 외삼촌네 김장 하는것까지 도와주고 오셨고 우리집 김장까지 했는데 피곤하다는 말씀도 없으시고 끙끙 앓아누운 며느리를 애처러운 눈길로 바라보셨다. 졸지에 염치없는 며느리가 되었다.
     수요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에 찬양이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엄마, 엄마는 아픈 것 말고는 기도 부탁할게 없어요? 아플때마다 왜 나에게 기도해 달라고 하는거에요? 다른 기도 부탁 좀 하세요.\" ㅋㅋ~ 이렇게라도 해야 찬양이가 기도를 한 번이라도 더하지. 그리고 찬양이의 기도는 참으로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녀석은 엄마의 마음을 아직 모르나보다. \"알았어. 다음부터는 다른 기도를 부탁할테니까 오늘만 기도해주라잉~~~\" \"아그~ 내가 정말 엄마 때문에 살맛이 나요. 살맛이! 씻고 와서 해줄께요.\" 하고는 욕실로 냉큼 도망을 갔다. 치카치카 푸르륵 푸르륵 씻는 소리가 요란다. 조금 있으려니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제 방으로 향하는 소리가 레이다에 포착되었다. \"찬양아, 엄마 아직 안잔다. 얼른 와서 기도해줘.\" \"...\" \"찬양아~~~\" \"에그~ 알았아요. 갑니다 가요.\"
     이렇게해서 찬양이의 기도를 받았다. 누워있는 내 옆에 와서 손을 꼭 붙잡고 기도를 시작했다. 아픈 것 기도해 달라고 했는데 찬양이는 엄마의 기도만이 아니라 아빠의 안전운전을 위해서 또 아빠가 신앙생활에 좀 더 열심을 내기를, 군복무중인 형을 위해서,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골고루(?) 기도를 하는 열심을 보여주었다. 기도를 하는 동안 내 눈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찬양이의 기도가 고맙고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서 말이다.
     목요일! 오늘은 출근했다. 어제 병원도 다녀왔고 저녁에 찬양이의 찐~한 기도 덕분에 몸이 한결 가뿐해졌다. 남들도 다 하는 김장인데 유난히 몸이 힘들었던 것이 어이가 없기도 해서 피시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내년에는 김장하면 다음날에는 편히 쉬어줘야겠다.
     김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