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 우리 아이들의 행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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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 우리 아이들의 행복은?
올해(2018년) 4월말부터 10월까지 경기도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던 특수보육전문가 순회지원 사업으로 6개의 어린이집을 10회씩 방문해 관찰, 부모상담 및 교육, 교사상담 및 교육 등의 지원을 했었다. 이 사업은 2-3년 전부터 경기남부 지역 육아종합상담지원센터의 상담실에 발달장애경계선의 영유아기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고, 그 이유가 미디어과다노출로 인한 비디어 증후군 또는 반응성애착장애, 탈 억제성애착장애 등 애착문제인 것을 깨닫게 되어 경기도육아종합지원센터 장애팀장에게 이러한 아이들을 조기발견, 조기치료를 통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건의를 한 후, 나는 잊었는데 담당팀장은 그것을 시범사업으로 확대해 경기남부 지역 내, 27개 어린이집을 5명의 특수보육전문가들이 지원하게 된 것이다.
내가 방문했던 어린이집 중 처음 만남에서 정말 마음 아팠던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 어떤 놀이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으며 무표정으로 놀이라고는 뽀로로 수저통만 손가락으로 치고, 대부분 멍하니 있거나 혼자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거나 우는 것이 전부인 4세 여자 아이, 입학한지 2달이 되도록 신발장 앞에서 교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 손에는 상어모형을 들고 하루 종일 그 자리에만 앉아 점심도 그 곳에서 먹으면서 원장 외에 누구도 자기 근처에 오지 못하게 하던 4세 남자 아이, 한 가지 놀이, 한 가지 색만 집착하며 자신의 의사표현, 감정표현도 안 되고 기저귀도 아직 갈지 못하고 밥도 혼자 먹지 못하면서 한글은 읽을 수 있었던 4세 남자 아이, 자신의 가족사진조차도 스스로 찾지 못하고 언어표현 및 의사소통은 돌 수준도 안 되고 놀이에 전혀 흥미 없으면서 핸드폰이나 교사의 PC에는 반응을 보이며 키워드를 치는 모습을 보이던 4세 남자 아이,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혼자 휴식영역에서 딩굴 거리고 자유놀이시간에는 동물모형놀이만 혼자하며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으면서 어쩌다가 하는 놀이는 ABCD...와 연결되던 7세 남자 아이... 어느 날은 아이를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며 안타까움에 혼자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날도 있었다.
1-2회기 관찰 후 엄마들을 만나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에 따른 지원을 해주어야 했다. 대부분은 출생 후 1년의 결정적 시기에 엄마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돌 전후로 TV, 핸드폰, 테블릿 PC 등 미디어를 통해 에니메이션, 학습용 영상 등을 매일 1시간~10시간 이상씩 접한 경험이 있는 후천적 원인의 아이들이 많았다. 발달장애는 자폐스펙트럼과 지적장애를 말하는 것으로 첫 번째 원인은 유전, 두 번째는 생물학적 원인으로 인한 뇌의 문제, 세 번째가 양육환경에 의한 후천적 원인인데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세 번째의 후천적 원인인 것이다. 4차 산업사회의 진입인 인공지능시대로 유아기 학습용 로봇의 TV 선전이 늘어나고 있고, 2019년에는 초교 3학년 대상으로 코딩교육이 의무화된다고 하는 시점에서 영유아기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것인지 혼란스러움에 돌 이전부터 TV 앞에 앉히거나 너무도 쉽게 핸드폰을 손에 쥐어주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는 높은 책임감과 불안감, 맞벌이로 인한 피로,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두 아이의 양육에 지쳐 자신의 이름은 없고 엄마라는 책임감만 있는 엄마들은 양육스트레스가 위험수위까지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르거나 잠시 잠깐 쉼을 갖기 위해 또는 엄마의 우울감이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나는 등의 이유로 안정적 애착형성에 어려움이 생기고 미디어에 너무 일찍, 너무 많이 노출됨으로 발달장애 경계선의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엄마들의 잘못임이 분명함에도 엄마들에게 뭐라고 탓할 수가 없다. 오히려 위로와 격려, 지지가 필요 할 것이다.
이러한 아이들은 언어발달지연은 물론 전반적 발달이 늦고, 소통에 어려움이 있으며, 혼자놀이하고, 멍한 시선의 눈빛을 보이고 놀이에 흥미를 갖지 못한 채 무기력함을 보이는 특성으로 조기 발견해 조기치료하면 회복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유아기에서 아동기로 넘어가며 점차 자폐스펙트럼과 ADHD로 굳어질 수 있다. 치료방법으로 첫 번째는 미디어 차단이고 혼자 놀지 않도록 계속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감각놀이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 전에 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엄마와의 놀이이다. 엄마와의 애착형성에 문제가 있던 아이들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소통보다 사물과의 소통을 보이고, 미디어에서 본 내용들을 알 수 없는 언어로 혼자 중얼거리거나 혼자만의 세계에 멍하니 빠져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 엄마와의 다양한 감각놀이를 통해 애착형성을 새로이 하는 것이 필수인 것이다. 하지만 원인은 그대로 둔 채 눈에 보이는 부분만을 중심으로 언어치료, 놀이치료, 감각치료 등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센터를 돌리게 되면 아이는 점차 경계선에서 발달장애로 굳어지게 될 수도 있다.
비디오 증후군은 2004~2005년도에 위험성을 알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으나 거대한 학습지 시장의 로비와 ‘모든 아이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실제로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이 가장 취약 함.) 의식으로 인해 사라진 듯하다. 현재는 막연히 좋지 않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부모도 있으나 얼마나, 어떻게 좋지 않은지는 알 수 없고 힘든 육아를 달리 해소 할 길이 없으니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육아가 힘들어도 최소한 24개월 이전에는 미디어에 노출시켜서는 안 된다. 이후에도 매일 1시간 이상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으며, 가능한 엄마나 아빠가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나님은 아빠, 엄마를 통해 생명을 주시며 사람을 통해 사랑을 확신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견해 나가도록 하셨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기계와 일방적인 소통을 할 때 영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우뇌발달이 방해를 받으며 정서에 문제가 생겨 발달장애에 이르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는 장시간의 비디오 시청이 소아비만에 따른 각종 질환을 불러온다는 이유로 영유아의 TV·비디오 시청을 엄격히 금하기 때문에 이런 질환이 발생할 까닭이 없다. 실제로 미국소아과학회는 만 2세 이전 아이의 TV 시청을 철저히 금하는 한편, 부모와의 놀이시간을 늘릴 것을 강력하게 권하기도 한다(신의진 2004 ‘아이 망치는 ‘유아 비디오증후군’). 인터넷 뉴스에서 우연히 읽은 내용으로, 미국 동부 펜스테이트 대학 소속 멜리사 헌트 심리학자의 연구팀이 학생 143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량과 감정의 상관관계를 3주간 조사했는데(2018. 11. 9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 보고), 방법은 실험군 학생들에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SNS를 하루에 10분 이내로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대조군 학생들은 평상시 이용 습관대로 SNS를 이용하고 싶을 때마다 사용하도록 허락했던 것이다. 그 결과 SNS를 하루 10분 이내로 사용한 실험군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우울감과 소외감, 외로움 등의 감정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SNS 사용 시간을 30분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사람과의 소통과 사랑을 통해서만이 사람이 되도록 하나님이 만드신 것 같다. 그래서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하셨을까?...
1차 농경사회에서 2차 산업사회로 넘어갈 때 당시에는 얼마나 놀랍고 획기적이었을까... 2차에서 3차 정보화사회로 갈 때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이제 3차에서 4차 산업사회인 인공지능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진정 무엇이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길인가를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얼마전 ADHD 성향의 아이들이 많아 너무나 힘들다며 7세 아이들 대상으로 집단미술치료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어린이집에 갔었다. 또래 끼리 서로 몸싸움을 하거나 험한 말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담임교사에게까지 미친 XX라고 욕을 하기도 하고,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교사와 원장의 호소는 극에 달했다. 나도 방문 첫날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기겁을 하고 못하겠다고 말했다가 잠이 오지 않을 만큼 고민이 되어 다시 시작하게 된 곳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자 아이들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대신 병원을 그리며 아이가 대왕주사를 맞으면서 아프지만 참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 나무를 종이의 맨 아래단에 형태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희미하고 작게 그리고는 이제 2살되었다고 하던 아이, 종이 하단에 작게 여자 사람을 그리며 머리 위에서 돌맹이가 날아오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 아빠, 엄마를 사자와 괴물로 그리는 아이, 어떤 사람(검게 진하게 칠함)이 도끼로 나무를 찍는 그림을 그리며(옆에 또 다른 도끼를 그림) "나무 위에 집이 있는지도 모르고 도끼로 나무를 자르는 거에요"라고 하며, 앞으로 나무가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죽을 거에요." 그 다음에는? 질문에 "사람이 다시 씨앗을 심을 거에요. 그리고 다시 도끼로 찍고 다시 죽고 다시 씨앗을 심고 그러다가 알거에요."라고 답하는 아이..., 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못 되었다고 문제있는 아이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아이들에게 과잉을 불러왔던 결핍은 무엇이었을까...? 원인을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의 행동에만 집중해 나무라던 어른들에게 무어라고 말해주어야 하나...? 그냥 마음이 좀 아팠다.
얼마전 내가 지원했던 어린이집의 한 원장은 한 가지 색깔, 한 가지 놀이만 집착하며 발달지연을 보이던 아이가 10회기 동안 교사지원과 엄마와의 상담으로 엄마가 변하면서 아이가 치료센터 한번 가본 일이 없는데도 정상적인 발달로 회복되는 것을 보며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이용수기공모전에 글을 올렸다가 대상(보건복지부장관 상)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시범적으로 실시된 사업의 확장과 함께 인공지능시대에 우리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 영유아기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고 오로지 부모의 선택에 의해 삶이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해 혼란스러운 중에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행복한 삶은 과연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며 바른 길로 안내하는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지는 양육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부터 이제야 비로소 하나님께서 내게 향하신 계획을 깨닫고 고난의 시간들을 견뎌내게 하시며,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때는 그물망으로 받쳐주시던 섬세한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해 기쁨의 찬양을 올려 드리며, 오늘도 "하나님, 제가 여기 있사오니 저를 하나님 나라의 도구로 사용하옵소서..."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2018. 11. 12 오후에
이 종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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