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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질 뻔했던 앞니의 교훈

    페이지 정보

    조회Hit 1,016회   작성일Date 12-06-17 22:47

    본문

    화요일 교구장 성경 공부 끝나고 교회에서 점심으로 냉면을 먹게 되었습니다. 냉면은 이애숙 권사님이 제일 잘 만드는 요리라며 미리 준비해 두었답니다. 무더운 날에는 얼음덩이 숭숭 얹어 놓은 시원한 냉면 한 사발이면 시원하기 그만입니다. 냉면 사리 꼭대기에는 왜 삶은 달걀 반쪽이 올라갈까요? 요즘은 칡 냉면이 유행인지라 하얗고 노란 반쪽 달걀이 보이니까 시각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그 보다는 위내벽 보호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냉면사리의 원료가 되는 메밀의 성질이 일반 쌀보다는 거칠어서 빈속에 먹으면 위내벽을 불편하게 한답니다. 따라서 달걀의 노른자가 먼저 들어가서 위내벽의 군기를 잡고, 이후 면발이 들어와야 위장이 보호를 받는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해서 달걀 하나를 몽땅 다 먹으면 그 맛 때문에 냉면 식욕이 떨어지므로 목적에 충실할 정도인 반만 넣는다는군요.

     

    아무튼 이렇게 맛있는 냉면은 처음 먹어보는 듯하여 음식 먹을 때 고유 멘트인 ‘권사님, 이렇게 맛있는 냉면은 진짜로 처음 먹어 봅니다’라고 하였더니 ‘에이 목사님, 그런 말씀은 너무나 많이 사용하시기 때문에 넘어가지 않습니다.’라고 응수합니다. 그래서 정말 맛있는 경우에는 ‘진짜로’ 라는 말을 넣는다고 하였습니다. 칭찬은 수고하신 분의 피로를 풀어줄 뿐 아니라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칭찬과 응수 사이에 좌중은 웃음이 만발합니다. 여기저기서 ‘후루룩 쩝쩝’ 맛있게 면발을 빨아먹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오랜만에 먹는 냉면의 쫀득한 맛을 느끼기 위해 가위질을 하지 않고 그냥 한 입씩 넣었습니다. 볼때기에 가득 넣고 씹는 냉면에서 도는 새콤달콤한 맛과 코끝을 살짝 쏘는 겨자 향이 일품입니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참기름 한 방울 쳐서 비비면 더 맛있다는 말에 너도 나도 참기름 병을 돌립니다.

    그렇게 옆 사람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사발을 비워가는 순간 입안에서 갑자기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머릿속이 노래지고 말았습니다. 면을 한 입 넣고 깨무는 순간 젓가락이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젓가락질 50년 세월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쉽게 말하면 앞니로 젓가락을 힘차게 깨물어 버린 것입니다.

    저절로 ‘악’ 소리가 났습니다.

     

    얼마나 아픈지 앞니 하나가 부러진 것처럼 머릿속이 멍- 해집니다.

    그 소리를 듣게 된 앞, 옆자리에 앉으신 분들이 걱정스런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사회적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냉정함을 잃지 않고 별일 아닌 것처럼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괜찮지 않았습니다.

    침착성을 잃지 않고 남은 면을 적당하게 삼키고는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거울로 확인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이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온 신경이 앞니에 쏠리게 됩니다. 말을 해도 그 이가 부딪혀 깜짝 놀라고, 양치를 하고 물로 헹구는데도 이가 시려서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때 깨달은 진리 한 토막입니다.

    우리 신체 오장 육부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지금까지 입속에 32개의 치아가 있다고 느끼고 살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수십리 길을 걸으면서도 발가락이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위장, 소장, 대장이 있다고 느끼지 않고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신체 어느 부위도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어느 부위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그곳에 아픔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마터면 부러질 뻔 했던 앞니를 통해 그 동안 사지백체, 오장육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늘 우리 건강한 몸에 대해 고마운 마음으로 삽시다.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나 여기 있다’고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장기 하나하나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고마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