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목사님이 나를 몇 번 살려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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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노회 회원이 된지 벌써 20년째이다. 시간이 꽤나 흐르고 보니 자연스럽게 친한 목회자들이 생긴다. 그 중에서도 000목사님과는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면서도 격의 없이 지내는 친한 관계가 되었다. 약 10년 전쯤 이스라엘 성지 순례길에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형제처럼 지내오고 있다.
그에게는 아들 하나가 있는데 평소에 하고 싶은 음악의 길을 아버지가 극구 반대하므로 엇나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목사의 아들이면서도 탈선 가도를 달리고 공부하지 않는 것이 아버지에 대한 화풀이를 하는 것으로 결심을 하고 보란 듯이 못된 짓을 일삼게 되었다 한다. 그 동안 아빠인 목사님은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심지어는 목회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 고민의 때에 미국 유학의 길을 안내해 줬는데 그 학교에 간 아들은 그때부터 음악성에 두각을 나타내게 되어 아들이 완전히 변화되었다면서 좋아한다.
얼마 전에는 학교 합창단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되었다며 보내온 사진을 들고 자랑하면서 올해는 그 유명한 카네기홀에 가서 연주할 계획이 있다며 행복해 한다.
‘류목사님이 내 아들을 살려주었고, 우리 가정과 내 목회까지 살려주었다’고 고마워한다. 지난 주간에는 함께 일본에 가서 강신권 총장님을 모시고 코헨신학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있었다. 오전부터 밤 10시, 마지막 날은 자정이 되도록 열강하시는 총장님을 뵈면서 그 열정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분의 강의를 들으면 그 학문의 깊이 넓이와 높이를 측량할 길이 없다. 동료 목사님들 나름대로 공부했다고 하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총장님의 강의에 흠뻑 매료가 되고 만다. 팔이 아플 정도로 받아쓰기가 바쁘다. 마지막 날 종강을 할 때 목사님들은 모두가 ‘류목사님 덕분에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평소에 당뇨 증세가 있어 측정기를 구입하여 체크하고 있던 터에 기계를 가지고 일본에 가서 동료 목사님들 모두 공복에 당뇨 체크를 하였다. 11명중에 1분만 정상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120이상 최고 150까지 체크되었다. 친하게 지낸 000목사님이 150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참고로 강신권 총장님은 공복 혈당이 229가 나왔다. 헉~) 크게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평소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에 대해서는 자신만만하였고 자기는 지금까지 병원에 하루도 누워 본적이 없었다는데 느닷없이 당뇨 환자라고 하니 기가 막힌 모양이다. 갑자기 심각해졌다. 기계가 엉터리니, 선무당 사람잡는다느니 회피하는 말은 하지만 내심걱정이 되었나 보다. 한국에 가면 종합검사를 받고 건강 체크를 꼭 해야겠다며 ‘류목사님이 또 나를 살려주네’라고 한다.
사람을 살려주는 목사, 그게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사명이다.
사람을 살리는데 돈이 드는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심각한 고민을 들어주고 조금 안내해 줬을 뿐이고, 귀한 분의 강의가 있으니 들어보라고 소개했을 뿐이고, 가지고 있는 측정기 가지고 조금 섬겼을 뿐인데 자기를 살려주었다고 고백하는 것을 보니 작은 섬김이지만 돌아오는 사랑은 훨씬 큰 것임을 보게 된다.
결혼 생활하며 쭉 나를 지켜보고 있는 아내 왈 ‘당신을 만난 사람들은 다 복 받는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이 참 좋다.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더 많은 복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이별을 고하는 이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교만하지 말라는 사인인 것 같다.
이 부분은 내가 더 겸손해져야 할 것 같고, 섬기는 부분은 더욱 힘써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