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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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화학 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던 한 말씀이 생각난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죄송하게도 화학 시간에 배운 것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세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선생님의 이미지, 작은 키에 검은 테 안경을 쓰시고 카랑 카랑한 목소리에 눈빛이 초롱초롱했던 홍기홍 선생님
다른 하나는 H2O 그리고 또 하나는 화학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경구 한마디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基味(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풀이-마음이 그곳에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그때는 이게 어디에서 나오는 말씀인가 알 수 없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대학 제 7장 正心修身
(정심수신)편에 나오는 용어인 것을 알게 됐다.
화학 선생님이 어쩌자고 화학 기호를 가르치지 않으시고 칠판에다 이 경구를 써 주셨을까?
아마도 정신 차리고 공부에 집중하라는 교훈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화학 보다는 한문에 관심이 더 많았던 나에게는 기호
암기보다는 바로 이 문구만 기억에 남게 된 것이다. 선생님은 다른 데 관심이
더 많았던 나를 두고 하셨던 말씀이었나 보다.
이제는 내 나이도 어느 덧 지천명(地天命)에 이르고 보니 새삼 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려진다.
사람은 감정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가는 곳에 눈길이 가고, 눈길이 가는 곳에 마음이 모아지게 된다. 마음이 없으면 시선이 내려가고 시선이 내려가니 마음문은 절로 닫힌다.
강단에 서서 설교를 하면서 성도들을 살펴보면 이 말씀이 어찌 그리 잘 맞는 말씀인지,
눈을 똑바로 뜨고 설교자를 바라보며 경청하는 성도가 있는가 하면, 눈길을 아래로
내린 채 주보를 뒤적이거나 아예 스마트폰을 꺼내 손가락으로 이리 저리 창을 넘기는 성도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마음 문을 닫은 채 눈을 감고 있는 성도도 있다.
마음이 그 곳에 있지 아니하면 들어도 들리지 않으니 앉아 있는 한 시간이 얼마나 지루할까,
설교자의 고뇌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아, 어떻게 설교를 해야 성도들이 졸지 않을까?
어떻게 설교를 해야 저들의 마음이 열려 눈을 위로 뜨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성전에 모인 모두의 눈을 뜨게 하려고 하니 심히 고민이 되었지만 성경을 오직 성경으로 풀어 설교하자 라고 마음을 바꾸니 편해졌다
.
설교(Preaching)이라는 단어는 말씀을 공중에다 뿌린다는 뜻도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공중에다 뿌리면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자는 그 말씀을 받아
은혜를 누리게 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말씀이 땅바닥에 떨어질 뿐이다.
길가에 떨어진 씨앗처럼 그 마음 밭에서는 아무런 열매를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을 주님께로 향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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