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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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다음 주에 비가 온다는데 체육대회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요즘은 일기예보가 잘 맞습니다’
‘다음 주에는 샌드위치 휴일이라서 많이 빠져 나갈 것 같은데요’
연초에 계획했던 전교인 체육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약한달 전부터 광고하고 준비 위원회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음주 (석탄일)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인터넷을 통해 자세하게 알아보고 총무부장과 상의하여 체육대회를 10월 달로 연기하였다. 그런데 이게 웬 변덕인가? 취소를 하자마자 그 날부터 날씨가 오락가락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다. 토요일은 비가 온다더니 날씨가 좋아 초등학교 운동회가 잘 진행되고 저녁부터 비가 내린다. 체육대회 취소한 게 잘했다 싶다. 주일날은 다시 날씨가 좋아진다. 체육대회를 강행할 걸 그랬나 싶다. 월요일은 비가 오다 말다 하니 잘했나? 잘못했나?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화요일 아침(석탄일), 이날은 성도 가정에 모친상을 당하여 위로 예배를 드리러 가는데 날씨가 좋다. 이런 정도 날씨면 먼지도 나지 않고 딱 좋은 날인데 괜히 취소했나 싶다.
여느 해 같으면 날자 정해 놓고 무조건 기도하면서 밀어붙였는데 올해는 너무도 쉽게 포기한 것에 대해 믿음이 없는 것 같이 여겨진다. 상가 위로 예배를 드릴 때는 보슬비가 내리더니 예배 마치고 나올 때는 금세 굵은 빗줄기로 바뀐다. ‘야, 비 많이 오네요. 운동회 취소하길 참 잘했지요?’
날씨가 좋으면 믿음이 없어 취소한 것처럼 보이고, 비가 내리면 판단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옆에 있던 성도 한분이 화살을 꽂는다. ‘예전에는 목사님이 무조건 기도하면서 밀고 나가니까 오던 비도 그쳤는데 올해는 기도도 안하시네요’
기도가 망설여진다. 기상청에서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를 했는데 우리는 비가 물러가도록 기도하면서 강행을 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과학의 힘을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때로 질병을 고치는 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하는 성도가 있다.
목사님이 기도해 주면 나을 것 같다는 믿음으로 머리를 숙인다.
환자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내 마음속에는 두 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님께서 고쳐 시기를 바라는 마음과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치료 받아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믿고 기도하라고 하면 몸속에서 진행하고 있는 질병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병원에 가보라고 한다면 믿고 구하면 응답해 주신다는 말씀을 어떻게 외쳐야
할 것인가?
‘기도할 것인가? 병원에 갈 것인가?’
이럴 때 나는 두 가지 모두를 선택한다.
나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드릴 테니 병원에 가서 정확하게 검사해 보고 치료받으라고 권한다. 그 이유는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기도 받는 순간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서 질병이 고침 받을 수 있다. 그런 예가 많이 있다. 하지만 병원에 가도록 권유하는 것은 질병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보고 더욱 기도로 매달릴 것인지, 아니면 수술을 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술도 하나님의 치료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앙과 과학을 대립구도로 보기 때문에 그 두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 하지만 신앙과 과학은 별개가 아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면 둘은 하나이다. 과학이 신앙을 증명해 줄때 거기에는 굉장한 힘이 있다. 과학도 하나님 지혜의 한 부분이라고 인정한다면 신앙은 훨씬 더 폭넓어지며 부드러워진다. 일기예보를 인정하는 것도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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