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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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많이 소비되는 것만 아니라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지 않는다고 하면 상부의 지시에 불순종하는 것 같아 고민이 된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몇 달 전 노회 임원 목사님으로부터 각 시찰장은 소속 교회를 시찰하고 보고하라는 명이 떨어졌다. 예전에 없었던 일거리가 주어진 셈이다.
우리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용천노회는 이북노회로서 교회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4개 시찰로 나누어서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 교회는 남시찰에 속해 있으며 48개 교회가 있고 나는 올해 남시찰장을 맡고 있다. 남시찰은 한강 이남으로부터 멀리는 부산 순천까지 이어지면서 크게 남한 땅을 반 쯤 돌아야 한다.
거기에 깍두기처럼 춘천과 양평에도 교회가 하나씩 있다.
이 교회를 모두 시찰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질 않기 때문에 순종을 해야 하나? 불순종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일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회에서 진행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으며 또 요즘에는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 기간이어서 잠시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시기이다.
보고해야 할 날자가 8월말로 예정되어 있을 때는 마음에 여유가 있었는데 갑자기 한 달이나 앞당겨짐으로 다급해졌다. 우선 시찰하지 않아도 이해될 만한 교회 즉, 서울에 있는 교회나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교회에는 전화를 걸어 목사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먼 지방에 있는 교회와 어려운 지역에서 목회하시는 분들은 찾아보는 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하루하루 시찰을 하기 시작했다.
안성 - 천안 - 괴산 - 충주 - 대구 - 경주 - 영해 - 김천 - 아산 - 대전 - 내곡동 - 성남 - 마천동 - 춘천 - 양평 - 죽전 - 구리 - 송파 - 분당 - 판교 - 안양 - 군포 - 수원 - 동탄 까지 돌았다. 그리고 8월3~4일은 부산 - 광양 - 순천 - 전주를 다녀올 예정이다.
돌아보면 힘든 여정이었지만 보람이 있었기에 그 느낌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본다.
1.사명이 주어졌을 때 순종과 불순종 사이에서 갈등이 있지만 순종하고 나면 기쁨이 온다는 것이다. 불순종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다.
게으른 자는 악한 자라 하였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라, 심판 때에 하나님으로부터 칭찬이 있으리라’하셨다.
2.지방에 있는 교회를 방문해 보니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목회하시는 목사님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다. 목회 현장은 모두 다르지만 그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분들의 모습이 귀하게 보였다. 그 멀리서 시찰회나 노회때는 꼬박 꼬박 참석하시는 귀한 분들이다.
3.나는 오지랖이 넓지 못한 관계로 예전에는 목사님들과 만나면 악수만 하고 지나갔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분들과 짧은 시간이지만 교제하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4.먼 지방 교회를 시찰할 때 그 목사님들이 마치 대심방을 받는 것처럼 좋았다고 한다.
시찰회든 노회든 모였다 갈 때는 늘 이방인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하나 됨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5.평소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던 지방 나들이를 통해 여러 곳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나라 지형의 오밀조밀함 속에 지방마다 아름다운 특색을 지니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주께서 직분을 주심은 나를 사랑하심이요, 그 일에 충성할 때 칭찬하시기 위한 선하신 계획이 있으심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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