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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산에서 깨달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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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836회   작성일Date 11-11-06 09:26

    본문


    그리고 보니 강화도에 와 본지 벌써 10년쯤 되나 보다.
    그리 멀지 않음에도 특별히 올 일이 없고 보니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올수 있다는 생각에 10년 세월이 훌쩍 지났나 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강화도로 들어가는 진입 도로부터 달라졌다. 이미 확장된 구간, 확장 공사하고 있는 구간, 확장 되어야 할 구간 등 지난 시간들을 끄집어내어 옛 길을 찾느라 차창 너머로 부지런히 눈길을 돌린다.
    저물어가는 가을녁 들판은 벌써 허허로이 싸늘한 기운이 휘감아 돈다. 말끔히 수확된 논바닥에는 하얀 각설탕 덩어리 같은 둥근 곤포사일리지만 흩뿌려져 있다.


    <곤포사일리지란 한 개당 지름1m 무게 약 500kg으로 소 사료용 볏짚에 발효제를 첨가시켜 비닐 필름 4-5겹으로 밀봉해 두는 것을 말한다. 이 곤포사일리지 하나면 소 50마리가 하루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강화대교를 건너다보니 썰물에 드러난 갯벌에서 먹잇감을 찾아 이리 저리 잰 걸음으로 쏘다니는 바다 새들이 있다. 도심을 벗어나 모처럼 대하는 바다이기에 걔네들만 보아도 반가움이 앞선다. 길바닥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들이 버스의 후폭풍을 맞고 공중에서 서너 바퀴 회전한 다음 다시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사이 우리가 탄 관광버스는 이윽고 마니산 입구 주차장에 다다랐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2시간 내내 도란도란 깔깔댔던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구역을 돌보느라 수고한 구역장 교구장들이다. 관광지에서는 단체를 통솔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전체 인원을 5명씩 짝 지워 점심값을 쥐어주고 흩어진 후 3시간 후에 이 자리에서 만나기로 하고 해산하였다. 그리고 나는 마니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해발 468m라고 하니 금세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게 왠일인가? 마니산 정상까지 직선거리로 917개의 돌계단을 쌓아 놓았는데 한걸음 한걸음 내 딛을 때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중간쯤 오르는데 우리나라에서 기(氣)가 제일 센 곳이라는 팻말이 있고, 그 옆에는 중년 아저씨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무릎위에 올려놓고 정신수련중에 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등정하던 아줌마 부대는 널따란 바위를 전세 내어 먹자판을 벌이고 있다. 아마도 고지 정복은 포기한 모양이다. 그래도 나는 간다. 머리에서 흐르는 비지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 속옷 고무줄에 걸려 점차 축축해 짐이 느껴진다.


    마침내 참성단이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단군이 하늘에 제사하기 위해 단을 쌓았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 그 곳에 올라보니 사방팔방이 발 아래로 들어온다. 서해바다가 발밑에서 춤을 추며 수확이 끝난 널따란 들판에는 백성들에게 풍성함을 안겨준 넉넉함이 깔려있다. 이쪽저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등줄기를 싸늘하게 휘감으며 신앙을 돌아보게 한다.


    누군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제사를 드렸던 장소이다. 험한 산에 올라 돌 제단을 쌓고 짐승을 잡아 하늘을 향해 피의 제사를 지낼 때 그 마음이 얼마나 고결했을까?


    더 이상 오를데 없는, 그래서 거칠 것이 하나 없는 맑고 깨끗한 하늘이 맞닿는 자리에서 하늘을 향해 제사할 때 그 마음이 얼마나 순결했을까?
    널찍한 들판에서 수확을 하여 곡물로 편하게 제사했던 가인의 음흉함이 교차한다.
    하나님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 것인가? 흘러내린 땀을 통해 깨닫게 된 교훈은 오늘 등산에서
    얻은 가장 귀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