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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놈 위에 기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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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926회   작성일Date 11-09-19 07:50

    본문


    사무실로 올라가는 계단 너머에 피자 빅사이즈만한 거미줄이 쳐져 있다. 너도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구나 싶어 거두질 않고 내버려 두었다. 오늘 아침 계단을 타고 올라가 보니 거미줄이 흔들거리고 있다. 자세히 보니 매미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있고 이미 싸개띠에 칭칭 동여매어진 상태로 거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나는 놈이 기는 놈에게 붙들려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순간, 거미줄을 뜯어내고 불쌍한 매미를 살려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을 접었다. 먹이사슬 관계로 이해하기보다는 그 관계 속에서 깨닫게 되는 메시지가 더 컷기 때문이다.

    매미는 7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로 생활을 한다. 이때 애벌레의 천적인 두더지나 지네의 밥이 되는 경우가 많아 성충이 되어 매미로 활동하는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천적을 피하여 겨우 나무 위로 기어 올라와 화려한 변신을 하므로 약 10일 동안 매미로서 생활을 하게 된다. 그 짧은 삶이 어찌나 서러운지 밤으로 낮으로 울어대는 소리가 기차 소리보다 더 크다고 한다. 현재 주거지역(공사장)의 주간 생활소음 규제기준은 65dB이다.

    아침 저녁은 60dB이하, 야간은 50dB 이하다. 현행법은 이 기준을 초과하여 소음을 발생시킨 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매미의 소음 크기는 62dB~82dB로 나타났으며, 최대 100dB을 넘는 것도 있다. 3~4cm 밖에 안 되는 곤충이 기차(100dB)나 자동차 경적(110dB) 소리에 버금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매미들에게는 현행법에 의거하여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려야 할 판이다. 그 중 한 놈이 오늘 거미줄에 걸려 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맨손으로 매미를 잡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사람 손이 닿을 만큼 낮게 앉은 매미가 없거니와 혹 그 높이에 앉았다 할지라도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사람 손이 덮치기 전에 매~~~~하고 놀리며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처럼 날랜 놈이 어쩌다가 기는 놈에게 붙들렸느냐?

    이는 깝죽거리는 놈이 틀림없을 것이다. 애벌레 적부터 그 부모는 천적에 대해 신신 당부하며 교훈했을 것이다. 땅속에서는 두더지나 지네를 조심해야 한다. 땅위에서는 눈에 보이는 사람보다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거미줄을 조심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일렀을 것이지만 오늘 이 놈은 부모의 교훈을 무시하다가 드디어 기는 놈에게 붙들려 혼이 나고 있는 것이다. 거미는 앞발을 이용하여 그물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매미를 이리 저리 건드려 보고 있다. 매미는 이미 날개와 발을 묶임으로 공격력을 상실하였다. 그저 몸뚱이만 흔들어대며 발악을 하고 있을 뿐이다. 거미는 독액을 주사하여 매미를 기절시킨 다음 액을 빨아 먹고 껍질을 버리는 것이다.
    나는 놈이라고 까불어서는 안 된다. 기는 놈이라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짧은 인생 살아가는 날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열흘도 다 못 채우고 기는 놈에게 걸려들어 생을 조기 마감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리네 인생살이 앞에도 보이지 않는 그물망이 사방팔방에 펼쳐져 있다. 눈을 부릅뜨고 보지 않으면 언제 어느 곳에서 마수의 net(망)에 걸려들지 알 수 없다.
    영적으로 깨어 근신해야만 한다. 거미 같은 마귀가 우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