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데없는 선물 ♥
페이지 정보
본문
선물이란 주어서 즐겁고 받아서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런데
이런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선물하려는데 필요한 것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 무턱대고 선물 할 수도 없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내게 꼭 필요한 선물을 받는 때가 있다. 그런 선물을 받을 때는 ‘내가 필요한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가 사뭇 궁금해진다. 나에 대한 연구가 많았을 것이다. 선물을 고르는 것이 참 어렵다. 그래서 가장 편하고 실속 있는 선물은 ‘현금’이다. 인생살이의 대 선배이신 부모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현금이라는 말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지난 해 아들로부터 선물을 하나 받았다. 자기가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 선교 탐방을 갔는데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는 창이라면서 밀봉함에 넣어가지고 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나무로 제작되었는데 그 끝이 얼마나 단단하고 뾰쪽한지, 어떤 맹수라도 찔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아들은 이걸 구입하여 브라질에서부터 비행기를 타고 또 타고 한국까지 가지고 와서 아빠에게 선물로 내 놓은 것이다. 처음에는 나무창이 신기하여 이리 저리 만져보고 창검술을 하는 동작도 취해 보았지만 사실 그 창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혹 도둑이 들어올 때 겁을 주기 위한 무기로 침대 곁에 보관을 해야 하나? 아들로부터 선물로 받기는 했지만 실은 나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선물이다. 비록 나에게 아무 필요 없는 선물이지만, 그러나 그게 나에게 감동이 되는 것이다. 아빠에게 선물을 하고자 그 먼 나라에서부터 들고 온 아들의 마음이 내게 전해지기 때문에 고마운 것이다. 선물이 반가운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고마운 것이다.
여기에서 깨달은 진리 하나가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충성하고 헌신하지만 과연 그게 하나님의 마음에 꼭 맞는 헌신일까? 어쩌면 헌신한다고 하니 고맙기는 하지만, 아들의 그 선물처럼, 한쪽 구석에 세워두는 헌신은 아닐까? 우리의 헌신이 하나님의 마음에 꼭 맞는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무엇을 요구하시는지에 대한 연구보다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헌신이, 내 생각과 내 주관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선물은 대체로 상대방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도 성경을 보니 하나님께서는 ‘그 선물이 무엇이냐? 얼마나 비싼 것이냐?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냐?’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헌신했느냐를 보시는 것이다. 그러니 과부의 엽전 두 렙돈을 가장 귀하게 보시는 것 아닌가? 우리의 드리는 헌신과 충성과 드림이 하나님에게 꼭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마음의 정성을 다하여 드릴 때 하나님은 그 마음을 받으시고 아낌없이 축복해 주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의 좋으신 아버지이시다. 우리가 드리는 물질의 크고 작음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받으시는 하나님이시다. 누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머리로 재고 계산해 보고 따져서 할 만하니 헌신을 작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보니 이 몸을 드리고자 하는 심정으로 하나님 성전의 기둥이 되기를 각오하는 그 마음을 사랑하시지 않을까?
- 이전글♥ 에스라의 사명(使命)♥ 12.02.11
- 다음글♥ 자기 의(義) ♥ 12.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