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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교회

    ♥ 2012년 잔치 ♥

    페이지 정보

    조회Hit 923회   작성일Date 12-01-08 17:02

    본문


    어렸을 적 시골 어느 집에 잔치가 벌어지면 온 동네사람들이 다 모였다. 며칠 전부터 동네 아낙들이 모여 김치를 담그고, 부침개를 만들고, 나물을 무치고, 남정네들은 돼지 한 마리 잡는 것으로 잔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돼지를 우리에서 끌고나오는 순간부터 돼지 목에 칼이 들어가는 순간까지 돼지 비명소리는 온 동네를 들썩거린다.



    이윽고 잔치 날이 되면 마당 가운데 커다란 천막을 치고, 멍석을 깔고 집집마다 교잣상을 들고 와서 펼쳐 놓는다. 교자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바꾸지 않도록 상 밑바닥에 분필로 ‘아무개’ 이름을 써 놓기도 한다. 이 날이 되면 원근각처에서 손님들이 몰려와서 흥겨운 잔치가 시작된다. 꽹과리, 장고, 징, 북, 피리소리를 내면서 흥을 돋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축하 잔치를 한다. 이 날 점심때 쯤 되면 초청받지 않은 손님들이 떼거지로 몰려온다. 이들은 어떻게 그리 시골 마을마다 누구네 잔치가 있는지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고 몰려다닌다. 주인네는 이들에게도 후한 인심을 베풀어 한쪽에 먹거리 상을 봐준다. 그들 중 한명은 구성지게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있어 한바탕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밥값을 해결한다.



    이제는 시절이 많이 바뀌었다. 회갑잔치는커녕 칠순잔치도 하지 않는다. 팔순잔치도 가족들끼리 모여 식사하는 것으로 끝낸다. 혼인잔치가 있는 경우에는 뷔페로 해결한다. 바쁜 세상이다. 모두가 바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것이 실례라는 생각으로 잔치가 간소화되고 있다. 물론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옛날 그때의 정겨웠던 잔치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이런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재연된다. 어릴 적 교회에서 진행되는 부흥회는 그야말로 그 지역 전체 교회의 잔치였다.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가 있으면 다른 교회 성도들이 함께 참여하여 은혜를 받고 그 교회에 부흥회가 있으면 품앗이 하는 것처럼 비등한 숫자를 채워 집회에 참석하여 은혜를 받곤 하였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어른들과 함께 십리를 걸어가서 읍내 교회 부흥집회에 참석하고 저녁 늦게 밤길을 걸어오면서 받은 은혜를 찬송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니 부흥집회가 있는 교회는 내 교인, 네 교인으로 시골교회가 가득차게 되었고 늦게 오면 창문을 열어놓고 창밖에서 말씀을 들으며 은혜를 받았다.



    시절이 또 바뀌었다. 교회 안에서 어떤 잔치가 마련되어도 외부 교인은 커녕 본 교인들도 참석치 않는 경우가 많다. 역시 바쁜 세상이 되고 보니 그 분위기는 교회 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신앙이 형식화 되어간다. 내 교회라는 의식도 점점 사라진다. 옆 동네로 이사가면 교회도 같이 옮긴다. 멀다는 이유다. 도시 생활은 이사가 잦다. 그러니 아이들도 전학을 수 없이 하는 과정에서 내 모교라는 의식이 없다. 오래 사귀는 친구도 없다. 그러니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친구가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모든게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비록 느리고 답답할지 모르지만 천천히 느리게 가는 아날로그 시대가 그립다. ‘정’이 그리워지는 시대이다. ‘가는 정도 있고 오는 정’도 있는 세상이 그립다. 어쩌면 나 자신도 디지털 시대 속에서 많이 변해 있는지 모르겠다. 마음속에서는 변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변색되고 있지 않나 한편 두렵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주님을 향한 열정만큼은 식지 말아야 할 텐데.......’ 내 신앙생활을 추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