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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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12-11-1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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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시골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시골 교회에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그 해 농사를 지은 농부 성도들이
쌀 가마니, 무, 배추, 고구마, 사과, 배, 등등 가을에 수확한 농작물을
강단에 풍성하게 쌓아 놓고 감사예배를 드렸단다. 시골 교회는 대부분
강단 뒤쪽에 사택이 연결되어 있는데 한밤중에 목사님이 들으니 예배당
안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나더란다.
목사님은 직감적으로 추수감사절인 걸 알고 도둑이 든 것으로 판단을 하고 한손에는 후레쉬를 들고
한손에는 만일을 대비하여 몽둥이를 들고 살금살금 교회당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사모님은
그러다가 큰일 난다며 차라리 도둑을 맞는 것이 낫다면서 한사코 말렸지만 목사님은 그럴 수 없다며
교회로 접근해 가서 창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숨을 죽이고 고양이 눈을 뜬 채 자세히 보니(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예배 당안에서 누군가
왔다 갔다 하며 마루바닥에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한참 보고 있는데 이상한 것은 그 사람이 물건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마루바닥에서 재주를
넘기도 하고 뒹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목사님이 문을 열고 들어가 불을 켜고 보니 그 시골교회에서 가난하디 가난한 곱추등을 지닌
집사님이 온 몸에 땀이 범벅이 된 채 재주를 넘고 있었던 것이다.
그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고 물었더니 그 가난한 곱추등 집사님이
하시는 말 ‘목사님, 오늘 추수감사주일이어서 많은 성도님들이 농삿물을 가지고 와서 하나님께 감사
예배를 드렸는데 저는 하나님께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재주,
곱추등으로 재주를 넘는 것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 싶어 이렇게 소란을 피웠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목사님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감동이 되어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얘기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기억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한 해 동안 하나님으로부터 참 많은 은혜와 축복을 받고 살았지만 그에 대한 감사는 너무
인색한 것 아닌가? 1년 동안 받은 축복에 대한 감사인데 어떻게 그 조금 할 수 있지?
신대륙에 건너간 청교도들은 한해 농사를 짓고 수확하여 그 감사로 인디언들을 초청하여 함께
감사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나눴다는 얘기가 있다.
우리 교회에서는 매년 추수감사절에 쌀 한가마니 값을 기준 삼아 헌금을 한다. 물론 가정 형편에 따라
그 액수는 크고 작을 수 있다.
이 헌금은 교회 재정에 들어오지 않고 3등분하여 1/3은 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1/3은 선교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1/3은 교회내 어려운 가정에 전달된다.
특히 올해는 국제 기아대책 기구와 연합 사업으로 KIT(한 세트, 상자)작업을 한다.
1인당 1만원의 헌금을 내고 빨간 자루에 설탕, 소금, 밀가루, 비스켓, 비타민을 넣어 전달한다.
전국적으로 모여진 이 KIT는 아프리카에 굶주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어 소화제를 먹고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하고 있는 순간에도 5초에 1명,
하루 동안 1만8천여 명이 굶주림으로 죽어간단다.
나 한 사람이 그들을 다 구제할 수 없지만 생활비의 작은 돈을 떼어 KIT의 끈을 묶을 때 아프리카 어떤
아이의 생명을 묶어 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 받은 축복을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음이 믿음의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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