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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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저 000입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왠일이십니까?’<?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성도로부터 전화가 오면 편한 마음으로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다짜고짜 왠일이냐고 물은 것은 상대방이
평소 전화하는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번이라도 통화가 되면 상대방 이름을 입력해 놓기 때문에
벨이 울리는 순간 이미 상대방을 알고 통화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전화번호만 덩그렇게 뜨는 것을 보니 그동안 한 번도 통화를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뜻하지 않은 전화를 받고 요즘 유행어처럼 ‘목사님 당황하셨어요’의 꼴이 되었다.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성도로부터 전화가 오면 긴장 된다. 교회를 떠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 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긴장된 마음으로 약속된 장소에 나가니 이미 성도 4가정 부부가 모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식사 초대
이유를 말한다.
근 일년 반 정도 교회를 나오지 않았는데 어느 날 목사님이 전화를 주셔서 참 반가웠고, 또 다른 집사님 한분이 전화를
주셔서 다시 교회를 나오게 되었다며 고마워서 식사 초대를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순간 고맙기도 하고 마음 한 켠에서는 부끄러운 마음이 일렁인다.
이렇게 전화 한통이면 상대방의 마음이 움직이는데 일 년 반 동안이나 교회를 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한번 하지
못함이 자책된다.
신학대학원 다닐 때 교수님께서 졸업을 앞둔 예비 목회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며 성경 구절을
소개해 주셨다.
잠언27:23 ‘네 양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떼에게 마음을 두라’
짧은 목회 생활이지만 깨달아지는 것 한 가지가 있다.
‘목회는 관심’이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면 문밖에 서서 예배당에서 나오는 성도들과 악수를 하거나 눈 인사를 하면서 극히 짧은 시간에
목회자와 교인 간에 연결된 끈을 확인한다.
그 시간에 간혹 새신자의 이름을 부르면서 ‘000 성도님 잘 지내셨어요?’하고 인사하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이 많은 성도들 중에서 목사님이 새신자인 자기 이름을 기억하여 불러줌이 그토록 고마운 모양이다.
반면에 교회를 오래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 대화해 본 적이 없는 성도들이 많다. 특히 그런 분들의
이름은 기억하였다가 예배 후 나갈 때 한 번씩 이름을 부르며 악수한다.
‘나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는 무언의 사랑 표시인 셈이다.
그리고 나면 다음 주에는 나를 바라보고 인사하는 그 분의 눈빛이 달라진다.
‘나도 목사님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소와 함께 친근감의 표시를 남긴다.
전화 한통 – 공중전화 요금으로 계산하면 70원이다.
70원 들여 잠자고 있던 성도 한 명을 살려냈다면 이거야 말로 수지맞는 목회 아닌가? 그 날 전화비 70원 들여
1만원짜리 식사 부부가 먹었으니 286배 이득을 얻은 셈이다. 이게 어디 돈으로 계산할 일인가?
전화 한통으로 성도 한명을 살려 그 가정이 살고, 교회 큰 일군 얻게 되었으니 이 어찌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바쁜 시절에 손가락 품 파는 일을 잘 하는 것도 목회 성공의 비결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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