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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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시험
“주여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기도를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에 주님께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시면서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하셨다.
사단 마귀가 우는 사자처럼 두루 돌아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기
때문에 영적으로 정신을 차리고 기도하지 않으면 시험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시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시험장을 들락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는 학기에 한번 치루는 학기말 시험도 아니고, 월말고사도 아니고, 쪽지 시험도 아니다.
언제 어느 순간 시험이 날아들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영적으로 깨어 있지 않으면 ‘아차’하는 사이에 벌써 마귀의 시험에 걸려 넘어진다.
며칠 전, 새벽기도 시간에 솔로몬의 일천번제 얘기를 하면서 우리도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리자고 하였다. 성경에 나오는 일천번제는 솔로몬이 황소를 잡아 번제를 드렸지만 오늘 우리는 날마다 ‘감사’의 제사를 드리자고 하였다.
성경상의 ‘1000’이라는 숫자는 무한대를 의미하는 것이니 꼭 1천 번이라는 숫자에 매이지 말고 하루 동안 무한히 감사하는 생활을 하자고 다짐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설교한 나도 종일토록 ‘감사’의 제사를 드리며 살겠노라고 다짐의 기도를 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의례적으로 면도하기 위해 전기 면도기를 들었는데 충전상태가 이미 동이 난지라 후덜덜덜 거리더니 멈춰서고 말았다.
수동 면도기를 이용하여 세면을 끝낸 후 충전기를 찾으니 보이지 않는다.
몇 년 동안 드레스 룸 서랍 속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했던 충전기가 보이지 않아 이 서랍 저 서랍 몽땅 뒤져보았지만 아무데도 없다.
아내를 불러 물었더니 ‘이런 세상에!’ 며칠 전에 서랍정리를 하면서 버렸다는 것이다.
‘아니 면도기 충전기를 버리면 어떻게 해’
‘몇 년 동안 그대로 있으니까 필요없는 것인 줄 알고 버렸지’
‘크~~~ 그러면 물어봤어야지’
내 입에서 갑자기 투덜거림이 나오려는 찰나에 새벽기도 생각이 났다.
‘감사~합~니~다’ ‘충전기를 버려서 감사~합~니~다’
나도 아내도 웃고 말았다.
시험에 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시험꺼리가 벌써 알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불평하지 말고 범사에 1천 번 감사하며 살자고 설교했더니 ‘너부터 잘하나 보자’는 듯이 사단이 불평꺼리를 대기시켜 놓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하였다.
불평의 찰나에 말씀이 생각나게 하시고 참게 하시고 오히려 마주보며 웃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늘 깨어 기도하자고 외치는 목회자인 나에게도 사단은 끊임없이 주위를 맴돌고 있다. 시험꺼리로 생각하자면 불평스런 일, 원망스런 일, 짜증나는 일, 마음에 들지 않는 일 등등
이런 꺼리들이 겨울용 장작더미처럼 쌓여있다.
하지만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고 찾아보면 이 또한 감사꺼리가 얼마나 많은지, 소복소복 내리는 하얀 눈처럼 온 세상을 아름답게 덮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다.
하루의 삶이 쌓여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도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날마다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 간절히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