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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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
논어에 보면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문구가 나온다.
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외워두었던 한 대목이다.
비전스쿨에 가서 선교에 대하여 배운다고 했더니 친구가 하는 말
\'류 목사는 이제 가르쳐야 할 때인데 지금도 배우러 다니나?’
그 말을 듣고 보니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제 내 나이면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야 시기인데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것은 남을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자괴감으로 이어져 씁쓸한 생각이 든다.
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문 분야에 대해 많은 것을 준비하여 가르치고 있는데 나는 지금까지 무얼 하고 있었나? 생각해 보니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다.
3만 번 이상 설교 했다고 숫자만 자랑했지 설교학에 대해 가르칠 자신이 없다.
34년 목회했다고 뻐기기만 했지 목회학에 대해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개척하여 15년이 되었지만 개척 교회 성공 사례를 발표하라고 하면 머릿속이 하얘지며 할 말이 하나도 없다. 내가 이것을 했다고 내 세울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신학교를 11년 다녔는데도 신학에 대해 강의하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망설여진다. 인생 오십 중반이면 젊은이들에게 ‘인생이란 이렇게 살아야 하는거야’하고 자신있게 말해 줄 수 있어야 할 텐데 인생학에 대해 강의할 자신도 없다.
도대체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왜 나는 남을 가르치지 못하고 지금까지 배우고만 있어야 하나?
그 어느 것 하나 자신 있게 ‘이것이 내 것이오’라고 내 놓을 만한 것 하나 없는 나를 쓰시는 하나님이 얼마나 답답하실까?
슬픈 자화상만 그려진다.
지난 12주 동안 중동 선교에 대한 강의를 많이 들었다.
청년 같은 평신도 선교사들이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선교 상황들에 대하여 불을 토하며 간증을 한다. 직장을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고, 보장되어 있는 탄탄대로를 포기하고 오직 천국 복음을 전하기 위해 헌신한 이들의 간증을 들을 때마다 또 다시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나?’하는 질문이 앞선다.
그 동안 내 안에 편견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이슬람에 대한 관점을 돌이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슬람>이라고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영상이 9.11 테러, 빈 라덴과 알카에다, 샘물교회 봉사단원의 순교 등 극단적인 테러리스트들의 검은 복면이다.
이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중동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배움이란 몰랐던 것을 깨닫기도 하고, 왜곡되었던 생각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서진하고 있는 천국복음은 시계방향을 따라 돌면서 한국을 떠나 영적으로 모래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슬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복음을 전하면 사람들이 귀를 막고 문을 닫는다. 전도의 문이 점점 닫혀지고 있다. 요한 계시록에 나타나고 있는 촛대가 옮겨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선교사들의 한결같은 간증은 거기에서는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마음을 열고 예수님을 영접한다고 한다.
비전스쿨을 통해 배운 것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이론이 아니라 삶이다.
한 영혼을 구하시기 위해 피 흘려 죽으신 예수님의 소원을 이뤄 드리는 것은 그곳에 가는 것이다. 배움이란 생명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