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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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교회를 여러차례 탐방하면서 건축에 대한 새로운
아이템을 얻게 되었다.
그 교회는 양평군 국수역 앞에 위치한 들판 가운데
아담하게 지어진 전형적인 시골교회이다.
그런데 이 교회에서는 수 년째 매월 2, 3회씩 수준 있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예를 들면 <‘숨'앙상블 목관 5중주> <두물소리 베르디오페라 갈라콘서트> <로마솔리스트앙상블> <10월의 마지막 밤에-성시낭송과 서유석의 가는세월> <한국브람스협회 제62회 정기연주회 - 로드리고 푸스카스 초청연주회> <오페라 [리골레토] / Pascado 오페라단 창단연주회>등이다.
어떻게 그 작은 시골교회에서 이렇게 수준있는 음악회를 열수 있을까?
한 두 번도 아닌 수년 동안을....
그 비밀은 건물에 있다.
이 교회 담임목사는 서울음대 출신으로 건축당시 음향설계에 무척 신경을 기울였다. 장차 이런 음악회를 개최할 것을 염두해 두고 설계를 하고 건물을 지은 것이다. 음악가들은 자기들이 내는 소리가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공간을 찾는다.
본당을 동그랗게 만들고 실내 구조를 공명과 잔향이 잘 어우러지게 건축하므로 뮤지션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음악회가 있는 날이면 그 시골 마을 논두렁 밭두렁에 자동차가 빼곡하게 들어찰 정도로 관객이 많이 찾아온다. 지역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차례 그 교회를 방문하면서 우리 교회 건축의 방향을 새롭게 잡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교회 건물은 지역 사회에 개방되지 않으면 안된다.
교인들만 이용하는 건물은 불신자들과 담을 쌓는 폐쇄적인 공간일 수밖에 없다.
오래 전 사회학자가 지적한 사항이 늘 마음에 걸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건물이 세 가지가 있단다.
첫째는 법당이고, 둘째는 예배당이고, 셋째는 기도원이라고 하였다.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건물들은 모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였지만 활용하는 가치로 보면 형편이 없다. 주중에는 텅 비어 있는 것이다.
교회를 개척할 당시, 먼 훗날 하나님께서 교회당을 짓게 하신다면 나는 반드시 주중에 모든 공간을 활용하는 살아 움직이는 교회당으로 지으리라 다짐한 적이 있었다.
국수교회를 보면서 그 생각이 이제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