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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의 추억

    페이지 정보

    조회Hit 1,086회   작성일Date 14-12-05 15:38

    본문

    첫눈의 추억

    마치 날자를 기다렸다는 듯이 12월 1일 첫눈이 펑펑 쏟아져 내렸습니다. 

    첫 눈치고는 꽤 많은 양이 내렸습니다. 창문 밖으로 내다보는 설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제만 해도 을씨년스럽게 보이던 나무들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늘씬한 키를 뽐내는 것 같아 보기에 심히 아름다웠습니다. 

    멀리 보라리 너머 산등성에 여명이 밝아옵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내리는 눈이 마치 보석이 하늘에서 나풀거리며 쏟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풍요롭습니다. 

    검게 보이던 세상이 금새 Dark & White의 조화를 이루며 동심의 세계로 나를 이끌어갑니다. 

    태어나 자랐던 시골집은 마당이 얼마나 커 보였는지 운동장같았습니다. 

    눈이 내리는 아침이면 아버지는 가래로 밀고 형은 싸리비로 쓸고 누나와 나는 대야에 모아 마당 가운데 작은 동산을 만듭니다. 

    털신을 신고 차곡 차곡 눈을 밟아가며 점점 높이 쌓아 올립니다. 장난감이나 놀이개가 없던 시절 폭설은 어린 우리에게 꿈의 

    나라를 만드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미끄럼틀을 만들어 타고 내려옵니다. 중간에 터널을 만들어 포복을 하며 들락거립니다. 

    누나와 나는 그걸 경계선 삼아 이쪽 저쪽에서 눈싸움을 합니다. 

    동네밖으로 나가면 이 집 저 집에서 리어카에 눈을 실어와 언덕빼기 아래 논으로 굴려 놓습니다. 집집에서 나온 눈이 순식간에 

    산더미처럼 쌓여 기다란 미끄럼틀이 만들어집니다.  

    골목 골목에서 뛰어나온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놀이터입니다. 

    그 시절에는 동네별로 *애향단이 있을 정도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물을 담아 놓은 논빼미는 이미 꽁꽁 얼어붙어 썰매장이 되었습니다. 

    아빠들은 판자를 잘라 엉덩이 판을 만들고 굵은 철사를 이어 붙여 앉은뱅이 썰매를 만들었습니다.

    재주가 좋은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애는 두 발을 앞으로 뻗어 발로 방향을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 타고 다니므로 다음부터는 

    너도 나도 그렇게 만든 썰매가 유행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손가락 호호 불어가면 놀았던 어린 시절이 그립습니다. 

    첫눈은 첫사랑마냥 속만 태우고 금새 사라집니다. 

    세상을 하얗게 바꿔 놓았던 첫눈은 떠오르는 태양에 의해 금새 종적을 감추기 시작하더니 점심쯤에는 언제 눈이 왔느냐는 듯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포근한 겨울을 칭찬했는데 보란 듯이 매서운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듭니다. 

    찬바람이 마음속까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무장을 단단히 해야겠습니다. 

    갑자기 커진 건물로 인하여 여기 저기 구멍이 숭숭뚫려 찬바람이 들어옵니다. 

    손가락으로 막아보기도 하고 발바닥으로 막아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어제는 밤 늦도록 홀로 앉아 바람 구멍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건축은 잘됐는데 뒷문이 빼꼼히 열려 있었습니다.

    얼른 달려가 뒷문을 닫아 황소바람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겠습니다. 집안에 있는 식구들이 춥지 않도록,,,,,,,

    <<*애향단 – 1970년대 마을 초등학생 전체가 의무적으로 애향단에 가입되어 등교길에 줄을 맞추어 가야하고, 공휴일에는 마을 청소를 하거나 꽃길 만드는 일을 했다. 

    6학년 남학생이 단장이 되어 5,60여명 아이들을 이끌고 깨끗한 마을을 가꾸기 위해 노력했다. 

    학교에서는 때로 선생님들이 자전거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꽃길, 청소 상태를 보고 점수를 매겨 마을별로 시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