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로고

보배로운교회
로그인 회원가입
환영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 교회

  • 환영합니다
  • 인사말·목회칼럼
  • 목회칼럼
  • 목회칼럼

    하나님 나라의 보배로운교회

    하루의 행복

    페이지 정보

    조회Hit 1,101회   작성일Date 14-05-10 23:39

    본문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모처럼 가족 네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는 매일 매일 엉켜 모였었는데 이제 모두

    청년이 되고 보니 그게 쉽지 않습니다. 큰 아이가 되면 둘째가

    안되고, 반대로 둘째는 가능한데 큰 애가 선약이 있고, 아이들은

    가능한데 우리 부부가 교회일이 있어서 안되는 등.

    어쨌든 네 명이 한꺼번에 모이는 게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찬송 부르고 성경 읽고 예배 드렸던 시간이 참 소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어린이날 행사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을 하였습니다.

    우선 어린이날이니 외식을 하기로 하고 할인 쿠폰을 이용하여 아웃백에 들렀습니다. 종업원이 내미는 메뉴판을 보고 우리 부부는 무엇을 골라 먹어야 할지 몰라 이리 저리 뒤적거리고 있는데 아이들은 벌써 이것 저것 골라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음식 취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냥 아무거나 괜찮습니다’라고 하는데 애들은 소스는 어떤 것, 샐러드는 무엇, 베버러지(음료)는 무엇, 거침없이 주문합니다.

    이 식당은 무엇이 맛있고, 다른 식당은 무엇이 맛있고 등등 맛을 쫙~ 꿰고 있습니다. 이런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투자를 많이 했을까?

    우리 부부는 신혼생활을 밑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근검절약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굶지 않고 살 수 있음이 감사할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이라고 왜 이런 식당이 없었겠는가? 언감생심 간판을 쳐다보는 것조차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 식당에 들어가는 사람은 우리와는 급이 틀린 사람들이라고 마음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이런 음식 문화에 잘 적응되어 있습니다. 전혀 부담을 갖지 않습니다.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너희는 좋은 부모 만나서 좋겠다. 이렇게 맛있는 것도 먹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부모님이 좋은 분이 아니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한없이 좋으신 분들이었지만 소박하게 농사짓는 농부의 삶을 살으셨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는 각자 알아서 찾아가야 했던 것입니다.

    할인 쿠폰+꼬깃꼬깃 모아 두었던 상품권을 제시하니 현금으로는 7900원만 지불하였습니다.

    푸짐한 음식을 공짜로 먹은 것 같아 배가 더 부른 느낌입니다.

    트림을 하며 나오는데 아이들이 어버이날 선물이라며 연극표를 내밉니다.

    연극? 우리가 언제 보았지? 기억 속에서 가물 거립니다.

    3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거의 매진되어 맨 뒷자리 표를 받았습니다.

    <라이어>1999년 초연 이후 올해로 공연 15주년을 맞았고 누적 관객 350만 명에 공연만 25,000회를 넘으며 최장기 오픈런 공연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민연극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합니다. 주인공은 택시 기사로 감쪽같이 두 집 살림을 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가고 있습니다. 들키지 않으려니 자연히 거짓말을 해야 하고 그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아야 하니까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정에서 모든 등장인물들이 거짓말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서 허우적댄다는 내용입니다.

    정말 실컷 웃었습니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야 할 지경이었습니다.(적극 추천) 머리가 아프고 우울하다던 아내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큼 발랄해졌습니다. 웃음효과인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둘째 아이 학교 기숙사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온 가족이 하루 종일 함께 붙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요란한 것도 아니라 평범한데 있음을 깨달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