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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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과 결심
달력을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몸집이 가벼워져 이제 겨우 한 장 달랑 남았습니다.
지난 새해 벽두에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 그것도 해야지’ 내 생각을 따라,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 분위기를 따라 결심했던 사항이 꽤 두터웠었지요.
그리고 올해는 꼭 해낼 줄 알았습니다.
연부년 결심하고 무너지기를 수십 년 반복했기에 이제는 자신에게도 미안하여 ‘올해는 반드시....’ 주먹 불끈 쥐며 다짐했지만 채 한 달이 지나가기 전부터 삐걱거리더니 이것도 사라지고, 저것도 없어지고, 그것마져 종적을 감춘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얇아지는 달력처럼 계획도 결심도 가벼워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세밑은 늘 허전하고 아쉽고 자책이 있는 때인가 봅니다.
연말 연초가 왜 겨울에 있을까요? 그렇잖아도 추운데 이때가 되면 마음이 더욱 춥습니다.
결산해 보면 남은 게 없습니다.
왜 남은게 없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심은 것이 없었습니다.
새해 아침에 많은 것을 심겠노라고 다짐만 했을 뿐 시간이 흘러가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심어야 할 때 심지 못하고 지나갔기에 거둘 것이 없음은 자명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했는데 조금 심었으니 조금밖에 거두지 못하는 것이요, 심지 않았으니 거둘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은 자연의 법칙 속에 인간의 축복을 담아 놓으셨습니다.
죄인인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구원의 문제는 하나님의 은혜로 속죄의 길을 마련해 주셨지만 축복의 길은 노력하면 하는 만큼 열리도록 법칙으로 주셨습니다.
면면을 살펴보면 모든 사람에게는 심을 수 있는 충분한 씨앗(재주, 은사)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씨앗이 여러 개이지만 단 한 개도 심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씨앗이 고작 한 개에 불과하지만 그 한 알의 씨앗을 애지 중지 잘 심고 거두는 이가 있습니다.
모두가 축복은 사모하지만 그 열매를 얻기 위해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날로 먹으려는 속셈이 있는 것이지요.
구원은 은혜로 받지만 축복은 행함으로 받는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우이독경식으로 받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 '내일이면 집 지으리' 라는 이름의 새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히말라야의 어느 고원에 산다는 이 새가 특이한 이름을 갖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게을러서 낮 동안 집 짓는 것도 잊고 정신 없이 놀던 새는 밤이 되자 살을 에는 듯한 눈보라에 덜덜 떨면서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는 다짐을 하지요. 그런데 막상 날이 밝아오면 따뜻하게 번지는 햇살에 취해 지난밤의 고통을 까맣게 잊은 채 또다시 종일 놀기에만 바쁩니다.
다시 밤이 찾아 들고서야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면서 예의 그 서글픈 울음을 운다고 합니다. 어느 한 날 정신을 차리고 뚝딱 집을 지어놓는다면 정말 좋을 것을요.
‘내일이면 집 지으리’ 새가 내일이 되어도 여전히 둥지를 갖지 못하는 것은 어제의 결연한 다짐을 금세 잊어버리고 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며 살기 때문입니다.
'내일해야지 ... ''내년에 해야지 ... ''내 훗년에 해야지 ... '
사단은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라고 유혹하는 주체입니다.
이제 다음 주에는 또 다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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