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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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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1,629회   작성일Date 16-04-17 08:02

    본문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선거하는 날, 아내와 함께 뒷 동산에 올랐습니다. 

    동토를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운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산벚꽃, 그리고 발 아래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찔레꽃과 드문드문 수줍은 색시처럼 뽀얀살을 드러내놓고 있는 꿩의 바람꽃, 야생화의여왕이라 불리우는 얼레지까지 모가지를 드리우고 우리를 반깁니다. 

    반짝이는 봄 햇살과 깜짝 놀라게 하는 꽃샘추위사이에서 피어야 하나 기다려야하나 갈등이 심했을 것입니다. 춘풍과 삭풍이 섞여 있는 틈바구니에서 애써 꽃을 피웠건만 한번도 나타나지 않는 우리를 기다리며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기다림에 지쳐 봄비타고 떨어져버린 꽃이 있지만 나뭇가지에 대롱 대롱 매달려 시들어가면서도 끝까지 우리를 기다려준 꽃잎이 많이 있었습니다. 생의 끝자락에 서서 우리를 반겨주는 꽃잎의 시선 속에 ‘오셨으니 이제 괞찮아요’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누구를 위해 꽃을 피웠던가? 누구를 위해 이토록 모진 꽃샘바람을 견뎠던가?

    고마웠습니다. 기다림이 이토록 가슴 시린 것 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살랑대는 바람에 고개를 흔들며 잘 오셨다고, 반갑다고 인사하는 꽃잎이 사랑스럽습니다. 

    늦게나마 님을 만나 이젠 여한이 없노니 안녕히 가시라고 손을 흔드는 꽃잎이 사랑스럽습니다. ‘화무십일홍’ 십 일의 첫 날 오지 못해 화려함을 보지 못했지만 끝 날까지 기다리며 고고함을 잃지 않고 기다려준 꽃잎이 사랑스럽습니다. 

    망막 속에 그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산을 내려와 투표소로 향하였습니다.   

    지난 여러 달, 후보들은 발로 뛰고 손가락으로 SNS를 누르며 한 표를 읍소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이제는 결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여러 인물 중에 오직 한명만 웃는 사진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분당, 탈당, 입당으로 거세게 휘몰아쳤던 시간들이 이 시간만큼은 태풍 속 고요처럼 조용히 지나갑니다. 이제 몇 시간 후에는 또 다시 잔치 집과 초상집으로 나뉘게 될 것입니다. 

    얼싸안고 웃는 자와 뿔뿔이 흩어져 우는 자로 극명하게 나뉠 것입니다. 

    제각각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노라고 목이 쉬도록 외치고 마지막 시간에는 맨바닥에 무릎까지 꿇어가며 호소하였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냉정했습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외쳤던 ‘인내천’사상은 1905년 동학의 대교주인 손병희가 내세운 사상입니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이 사상은 원래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가 내세운 시천주 사상을 근거로 하여 새롭게 재해석한 것입니다. 

    시천주는 '하나님을 내 마음에 모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시천주 사상은 2대 교주인 최시형에 와서는 '사인여천'사상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는 '사람을 하늘같이 섬기라'는 뜻입니다. 

    아직 기독교 교리를 깨닫지 못한 그들이었지만 그들 마음속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경을 모르면서도 이런 진리를 깨달았다는 것이 대단한 영성입니다. 

    이 분들이 만약 성경을 알고 하나님을 알았더라면 바울 못지않은 훌륭한 사도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했습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됨으로 현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힘겹게 됐습니다. 

    ‘나’아니면 안된다는 논리가 얼마나 교만하며, ‘너’는 안된다고 하는 주장이 얼마나 비열한지 드러났습니다.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입니다. 겸손하게 하나님을 섬기듯 사람들을 섬긴다면 이 땅에 안정과 평화가 도래할 것입니다. 비록 10여일 피고 지는 꽃이지만 보아주는 사람 없어도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함으로 자연을 아름답게 수놓은 꽃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