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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 엄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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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1,057회   작성일Date 16-07-09 10:29

    본문

    친정 엄마 (2)


    어제 결혼한 딸이 집에 왔습니다. 

    ‘딸! 친정 왔니?’ 신혼여행을 일주일 뒤로 미뤘기 때문에 어제(토) 결혼식을 끝내고, 오늘 오전예배는 우리 교회에서 드리고, 오후에는 신랑이 다니던 교회에 가서 인사하고 저녁 시간에 온 것입니다. ‘친정’이라는 말이 어색한 듯 ‘친정?’ 입속에서 단어를 한번 굴려 보더니 ‘그렇지 이제는 친정이지’ 웃으며 자리에 앉습니다. 

    어제 치룬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일찍 청담동에 가서 화장하고, 드레스 입고 오느라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아빠는 주례를 그렇게 길게 해서 딸을 쓰러뜨리려고 했다는 둥, 수성고 2학년 제자들이 나와서 재롱부리며 축가를 해 줘서 피곤이 풀렸다는 둥 얘기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빠가 주례한다는 것부터 마뜩찮게 여기더니 결혼식 순서지를 보고는 주보 같다, 축가에 왜 또 아빠가 나가느냐? 아빠가 너무 자주 등장하는 것 아니냐? 사사건건 못 마땅하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아빠는 딸 결혼을 최고로 멋지고 폼나게 해 주고 싶어서 이것저것 다 챙겨 넣고, 두 달 전부터 작사를 하고 유제범 목사에게 작곡을 부탁하여 싱어들과 함께 축가 연습을 얼마나 했는데 자기 맘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대는 딸을 보면서 속에서 ‘그럼 아빠 없이 결혼해 봐라’는 뒤틀린 마음이 있었지만 꾹 참고 설득하였습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나자 여기저기서 ‘이런 감동적인 결혼식은 처음 봤다, 신부가 정말 예쁘고 드레스도 최고였다, 양가 부모님이 나오셔서 축가를 부르는데 눈물이 흘러 혼났다’는 등 찬사를 듣고 나더니 ‘아빠 고마워요’라며 응석을 부립니다. 

    주방에서 과일을 준비하던 아내가 한 마디 거듭니다.

    얘, 아빠 엄마가 너 결혼 준비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한줄 아니? 차라리 내가 시집가고 말지 딸 시집 보내는 것이 어렵다는 어른들 말이 하나도 틀림이 없더라’. 딸 시집 보내느라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살림살이 준비하는데 일일이 따라 다니면서 고르고 골라 하나 준비하고, 또 다음 날 시간내어 다른 매장에 들러 돌아보고 하나 준비하는 등 몸살이 날 정도로 고생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냥 놔둬, 자기들끼리 돌아다니면서 준비하는 것도 행복이야, 당신이 사서 고생하는거야’라고 하면 아빠가 저렇게 무심하다고 핀잔을 줍니다. 

    밤이 되면 피곤에 지쳐 쓰러지면서도 다음 날은 또 따라 나섭니다. 

    넉넉하게 해 줄 수는 없지만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싸게 해주려고 발품을 팔고 있는 것입니다. 아내는 지금까지 그렇게 딸을 키웠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는 내내 아침밥을 준비해서 먹여 보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늦었다며 밥상에는 손도 안대고 헐레벌떡 신발 끌며 나갈 때마다 속상해 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다시 학교에 가게 되니 또 아침마다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아침을 먹고 가라’ ‘늦어서 그냥 가야 해’

    아내는 딸을 시집보내면서 이제는 그 전쟁하지 않아서 속이 시원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주방에 선채 딸, 사위 주려고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밤이 늦어 일어서는 아이들에게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더니 ‘신랑 아침 굶기지 말아라’면서 샐러드용 야채, 과일, 언제 만들어 놨는지 오리엔탈 드레싱, 생 달걀, 김치까지 한 보따리 챙겨 줍니다. 친정 엄마가 그렇게 챙겨 주었던 것처럼................ 

    ‘아 참, 진주야, 이것도 가지고 가야지’

    카페 엘림에서 구입한 더치 커피 두 병을 들고 엘리베이터 앞까지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