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둘째 아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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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둘째 아들이니까
‘아버지, 저는 오늘부터 제사를 드리지 않겠습니다.’
‘......................’
그 날 일가친척 약 2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제사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신 아버지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고, 모두가 엎드렸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제사를 드리는 동안 아들은 그 가족들의 구원을 위해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무릎 꿇고 기도하였습니다.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제사는 마무리 되었고, 모였던 집안 어른들은 퇴주잔을 돌려가며 음복을 한 후에 떡, 부침개, 생선 등 제사 음식을 싼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어둠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아들은 속으로 ‘이제 아버지한테 혼 날 차례구나’ 생각하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아무런 말씀이 없이 제사 뒷마무리를 하셨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매도 빨리 맞는 게 나은데 야단을 치지 않으시니 그게 더 불안하여 쉽사리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니 일찍 밥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갔습니다. 수업시간 내내 ‘아버지가 언제 어떻게 야단을 치실 것인가?’그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들이 그런 결단을 하게 된 것은 어려서부터 다녔던 교회에서 선생님이‘제사는 우상숭배’라고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배운 후 제사를 하고 안하고는 본인이 결단할 일이겠지만 아들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언젠가는 야단맞을 각오를 하고 말씀을 드리기로 작정했던 것입니다.
드디어 제삿날이 왔습니다.
집안의 대부격인 아버지를 비롯하여 큰집, 작은집, 사촌, 팔촌에 이르기 까지 20여 명이 모인자리에서 향교에서 전교를 지낸 어른의 아들이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으니 아버지 체면에 큰 구김살이 갔을 것입니다.
야단을 맞고 매를 맞을 각오를 하지 않았다면 반기를 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중학교 2학년, 사춘기의 절정에 이른 아들의 반항쯤으로 여기셨을까?
그 날 이후로도 아버지는 그에 대한 아무런 말씀이 없었습니다.
아들은 고3을 졸업한 후 목사가 되겠다고 또 한번 핵폭탄을 선언한 뒤 신학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신학대학 3학년 전도사 시절에 아버지는 아들이 섬기고 있는 교회에 오셨고, 그 날 마침 아들이 설교하는 것을 보시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녁 아버지와 함께 이불 속에서 잠을 자면서 여쭤 보았습니다.
‘아버지, 그때 왜 야단치지 않으셨어요?’
아버지는 그 날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친척이 모인 자리에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몹시 당황되었지만 제사상 앞에서 화를 낼 수는 없었다고 하십니다.
그 후에라도 따끔하게 야단치실 수 있었지만 다음 말씀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너는 둘째 아들이니까’
그날 아버지가 제사에 반기를 든 아들을 야단치지 않았던 것은 차남에게는 제사권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아들은 그 날 차남으로 태어나게 하신 하나님의 기묘한 계획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인생의 출생까지도 계획하신 하나님께서 이제는 그 한 톨의 씨앗을 통해 부모님의 구원은 물론이요, 형제자매 조카들까지 구원받는 영생의 길로 인도해 주시고 있습니다.
매 맞기를 각오한 중2 아들은 이후 목회자 수업을 받고 열심히 목회하고 있습니다.
보배로운 교회 담임목사 류철배의 라이프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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