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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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산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참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됩니다.
한 사람은 250명과 연결되어 살아간다는데 그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부모 형제 일가 친척들 관계에서 일어나는 대소사간 많은 일들, 친구 동료 이웃속에서 발생하는 애경사 문제, 무시할 곳도 있지만 꼭 참석해야 할 집은 만사 제쳐두고 가서 눈 도장이라도 찍고 와야 후환이 없습니다.
한 평생 같이 살아야 할 부부 문제도 풀어가면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거기에 자녀들 문제까지 끼어 있으니 가정안에서도 얽히고 설킨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밖에 나가 돈을 번다는 일은 거의 전쟁 수준입니다. 남을 죽여야 내가 살고, 남의 것을 눌러야만 생존하는 자본주의 구조속에서 매일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은 대충 떼우고 종일 뛰어 다녀야하는 일과속에서 나는 없습니다.
늦은 시간 빈 의자에 걸터 앉아 생각해 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나?
허탈감이 듭니다. 때론 훌훌 털고 흔적없이 사라져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목회자의 삶은 거기에 교인들의 생활까지 돌봐야 합니다.
매일 짜여진 굴레속에서 돌아가지만 느닷없이 발생하는 사건이 있으면 다른 일들을 이리 저리 제쳐 두고 우선적으로 달려가야만 하는 일입니다.
엊그제는 주변 분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을 했습니다.
원근각처에 있는 지인들을 불러 대놓고 한바탕 잔치를 하였습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또 다시 그렇게 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치르는 일이기에 연락하지 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휴일 하루를 뺏는 것 같아 괜히 미안기도 하고 또 빈손으로 오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부담드리지 않으려고 생략한 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감출일이 아니기에 소문을 듣고(혹은 카톡에 뜬 프사를 보고) 대사에 연락을 주지 않으니 서운하다고 합니다.
자기도 나중에 큰일 있을 때 연락하지 않겠다고, 그러면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아, 참 어렵습니다. 이러면 이런다고 부담스럽다 하고, 저러면 저런다고 서운타 하니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인지 분별하기 참 어렵습니다.
그런 복잡다단(複雜多端)한 구조속에서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이 참 신비합니다. 정말 신비한 일입니다.
어찌 생각해 보면 하루 하루 아무런 일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루를 무탈하게 보낸다는 것만 생각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하루 동안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2015년 통계에 의하면 635건에 사망자는 12.7명, 부상자는 960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 날벼락같은 질병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같습니다.
아무런 일 없음이 기적입니다. 무소식(無消息)이 희소식(喜消息)이라는 말이 틀림없는 말입니다. 오늘 하루 이리 저리 주변에서 아무런 소식 없음이 감사한 일입니다.
남에게 부담주지 않는 일이라면 기쁜 소식은 전하는 것이 좋겠지만.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으로 줄어든다니 지혜롭게 처신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가 시작되고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마치 길 없는 정글을 헤쳐 나가는 기분입니다. 산속에서 길 잃었을 때는 무조건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도 높은 곳으로 올라가십시오. 거기에 가 보면 발 밑으로 길이 보입니다. 하나님은 높은데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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