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사람
페이지 정보
본문
대단한 사람
며칠 전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미안하지만 평소에 그리 가깝게 지내던 친구는 아니기에 무슨일인가? 물으니 선배 한 분을 소개해 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자기와 만남도 아니고 왠 선배? 의아했지만 어쨌든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약속한 날자에 만나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4년 선배로 사업을 하다가 이제는 중단을 하고 성경을 번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신도가 성경을 번역한다? 내 머릿속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가고 있었습니다.
대뜸 질문하는 말이 ‘목사님은 이 성경책 속에 오류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성경은 본래 원본이 없기 때문에 수 많은 사본 사본을 거쳐 오는 동안 많은 오류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고 고학자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로 오늘의 성경이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말 성경만 해도 시대 변천에 따라 단어와 문장과 문법의 변화가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말 성경의 첫 번역은 1877년 스코틀랜드성서공회의 지원으로 한국에 온 스코틀랜드 선교사 존 로스(John Ross)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로스는 동역자 존 맥킨타이어(John MacIntyre)와 한국인 조력자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이성하 등의 도움을 받아 1887년에 첫 우리말 신약 ‘예수셩교젼서’(1887)를 번역해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1911년에 ‘구약젼셔’가 번역돼 신약을 함께 묶어 ‘성경젼셔’를 출간하여 1950년대까지사용하였습니다.
이후 1993년 8월에 17개 교단에서 파송한 성경 학자, 신학자, 목회자, 국어학자들로 구성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개정감수위원회’를 구성하고 4년 동안 157회의 독회와 토론을 거쳐 개정 원고를 감수하여 마침내 1997년 11월에 ‘성경전서 개역개정판’(감수용)을 출간하고, 그 성경을 1,600여 명 이상의 한국 교회 각 교단 목회자들과 평신도 대표들 그리고 신학자들에게 보내어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98년 개역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개역개정판은 이전 개역판에서 약 7만 3,000개소가 개정되었습니다.
성경의 번역과 개정은 언제나 선교의 필요성과 교회의 요구로 인해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세계 언어들 중에 최소한 단편(쪽복음)이라도 번역된 언어의 수는 2,377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기록된 말씀이 이렇게 많은 언어로 번역된 것은 놀라운 일이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말 성경 번역은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100여 년 전의 로스역이나 ‘성경젼셔’ 및 성경 개역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듯이, 다음 세대도 우리 세대가 읽는 성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 선배는 7년 동안 하루 10시간 이상을 성경 번역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영어, 일본어, 아랍어에 능통하여 수 많은 자료들을 비교 검토하고 한국의 저명한 성경학자의 감수를 받아가면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최초로 모세 오경이 나왔는데 그 책을 제일 먼저 후배 목사님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가져 온 것입니다.
평신도가 이런 엄청난 작업을 하고 있다는 현실앞에 부끄러움이 앞섰고, 고향 선배가 이 귀한 사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성경을 받아 창세기 부분을 꼼꼼히 읽어 보았습니다. 고집스럽게 어려운 단어들을 쉽게 바꿔 놓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번역을 해 놓았습니다.
세상에는 대단한 사람이 많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는 힘들지만 기쁨으로 그 일을 하게 합니다. 그게 사명입니다. 요한 계시록까지 완간하시도록 축복 기도를 해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