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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구름 속의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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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1,386회   작성일Date 19-08-03 13:10

    본문

    먹구름 속의 햇빛


    권사님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100세를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장로님, 권사님)이 생존해 계시기 때문입니다.

    중환자실에 첫 면회가 허락되었을 때 장로님(95세)은 노구를 이끌고 따님을 보시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아침 8시 30분 면회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7시에 출발했습니다. 평소 정체 없는 시간이면 40분이면 넉넉히 도착할 수 있기에 두 배의 시간 여유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그 날 따라 왜 그리 정체가 심한지 가다 서고 가다 서기를 반복합니다.  

     언제나 여유 있으시던 장로님이 안절부절합니다. 운전사에게 빨리 가라고 독촉하십니다. 

    기사 분도 장로님의 마음을 알기에 요리 조리 빠져 한 대라도 추월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벽돌처럼 붙어 있는 공간은 좀체 열려지지 않습니다. 

     속이 새카맣게 탄 채 도착한 시간은 면회 시간이 끝난 9시였습니다. 중환자실은 면회 시간외에는 절대 출입금지인 규정을 알고 있지만 인터폰을 누르고 사정하였습니다. 담당 간호사가 나와 단호히 거절합니다. 

     다시 사정 말씀을 드렸습니다. ‘환자 부친이 95세이신데 두 시간 걸려 따님을 보러 오셨습니다’ 장로님을 힐끔 바라보던 간호사는 잠시 기다리시라는 사인을 주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십 수개 줄이 데롱데롱 매달려 있고 이쪽저쪽에서는 숫자와 그래프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기계가 삐삐삐거리며 비상 상황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수면 상태에 있다 겨우 눈을 뜬 권사님은 ‘ㅇㅇ아, 아버지다’ 라는 목소리에 실눈을 뜨고 아는 척 합니다. 

     ‘ㅇㅇ아, 힘내라. 여기 목사님도 오셨고, 교인들이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가느다란 눈빛이 

     ‘아버지,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잘 이겨내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버텨오던 권사님은 말씀 한마디 하지 못한 채 하나님나라에 가시고 말았습니다.

     장례가 진행되는 날 가족이 말합니다. 

    ‘목사님, 지난봄에 누이 70세 생일잔치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입원한지 꼭 70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부모님 결혼 70 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70-70-70 무슨 의미일까?’

     장로님은 올 초 결혼 70주년 행사를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슬하에 증손주들 포함 30여명이 되는 가족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계획하셨습니다. 

     결혼 70주년은 금강혼식(金剛婚式)이라 하여 외국의 경우에는 서로 다이아몬드를 선물한답니다. 다이아몬드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는 최고 보석 중 하나입니다. 순수 탄소로 이뤄져 있어 불빛에 반사시키면 오색찬란한 빛이 여인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듭니다. 

     장로님은 가족 뿐 아니라 교인들에게 까지 기쁜 잔치를 나누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날을 불과 10일 앞두고 권사님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장례 치루는 날은 장마가 끝난 듯 옅게 깔린 구름사이로 맑은 햇살이 얼굴을 내 밀고 있습니다. 손을 맞잡은 장로님은 천사만감(千思萬感)이 교차하는 듯 긴 한숨을 내 쉽니다. 

     ‘목사님. 자녀들에게 70주년 행사를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장로님의 눈이 촉촉이 젖어 있습니다. 부부간에 70년 해로하심이 분명 축복인데.......자녀를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신 부모의 마음에 무슨 기쁨이 있겠습니까? 

     화제를 돌려 질문하였습니다. ‘장로님, 딸 권사님이 언제가 가장 예뻤어요?’

     ‘경기여고 졸업하고 이화여대에 입학했을 때 그때가 가장 예뻤던 것 같습니다’

     ‘장로님, 권사님은 그때 예쁜 모습으로 천국에서 우리를 기다리실 겁니다’      

     ‘그렇지요? 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이제 천국에서 만나야지요’ 

     창문 넘어 들어온 먹구름 속 햇살이 장로님 볼을 타고 내려오는 눈물을 반짝이게 합니다. 

     다이아몬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