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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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어렸을 때 보았던 ‘까치밥’
감나무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홍시를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 홍시를 다 따지 않고 왜 매달아 놓으셨어요?’
‘추운 겨울에 새들도 먹고 살아야지’
교회 다니지 않으시는 아버지가 어떻게 성경 말씀을 알고 계셨을까요?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너는 밭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네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버려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19:9-10)
새빨간 홍시 하나 까치 부리에서 터질 때 사람과 새는 하나가 되고, 살맛나는 세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양보했을 때 그들에게 기쁨이 되었습니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땅에 묻어 둡니다. 도토리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줄 알았습니다. 다람쥐를 연구하는 이들의 말에 의하면 하늘 구름을 보고 도토리 숨겨 놓은 위치를 찾기 위해서 랍니다.
그런데 구름이 어디 제자리에 있습니까? 흘러가는 구름 때문에 다람쥐는 그만 땅 속에 묻어둔 도토리 위치를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멍청하기는......).
그 다람쥐의 멍청함 때문에 그 자리에서 도토리나무가 자라나 더 많은 열매를 맺기도 하고, 게으른 동물이 그걸 찾아 먹으며 겨울을 나기도 한답니다.
‘적자생존’이라는 유머가 있습니다. 적자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생존한다는 것인데, 즉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이 결국은 이긴다는 뜻입니다.
아등바등 대며 끝까지 손해 보지 않으려고 악착을 부리는 사람은 결국 망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내가 땀 흘려 번 것이라고 모두 내 것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하나님의 몫인 십일조도 있고, 객과 고아와 과부의 몫도 함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추수할 때 싹쓸이 하지 말고 밭의 모퉁이 곡식은 남겨 두고, 흘린 이삭도 줍지 말고, 까치밥도 남겨 두라고 하셨습니다.
거기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노숙인들을 초청하여 식사 대접을 하였습니다. 110여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10m 옆에서 지나가기만 해도 그 특유의 향기(?)가 진동을 합니다.
토요일 오전, 중대급 대원들이 교회 로비를 통과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올라 식당에 머무는 동안 그 특향(!) 때문에 교인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라는 염려를 묻어 둔 채 5층으로 모셨습니다.
어떤 분은 과일을 제공하고, 어떤 분은 떡을 제공하고, 어떤 분은 시간 내어 따뜻한 음식을 마련하여 대접하였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에 문자가 왔습니다.
‘목사님, 별로 냄새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니 잠시 코를 막아 주신 것 같습니다.
과욕을 부리는 삭막한 세상 속에 ‘네 손을 펴서 나눠주어라, 네 성중에 객과 고아와 과부들에게 주어 여호와 앞에서 함께 즐거워 할 지니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자기 것을 풀어 나눠주는 그 손길에 하나님은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매년 추수감사헌금을 모아 두었다가 전액 어려운 이웃, 어려운 나라에 말없이 나눠줍니다.
묵묵히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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