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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부모님

    페이지 정보

    조회Hit 591회   작성일Date 21-05-22 14:20

    본문

    아! 부모님


     어릴 적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을 이용하여 생활했습니다. 대두병을 들고 면소재지에 가서 기름을 사오면 방안에 호롱불, 부엌에 곤로, 밤중에 쓰는 호야등(남포등)에 채워 보름 정도 사용하게 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호롱불 아래서 공부하려면 너무 어둡기 때문에 심지를 조금 길게 빼 놓으면 훨씬 밝아 책보기에 편합니다. 대신 새카만 연기가 피어올라 다음 날 아침이면 코밑이 까맣게 됩니다.

     어머니는 아들 공부하는 것도 기특하지만 기름 닳는 것이 안타까워 심지를 다시 집어넣습니다. 공부하겠다는 아들과 기름 아깝다는 어머니 사이에 2mm 심지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집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조금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호롱에 기름이 부족하게 되면 불빛이 흔들리며 가녀로워집니다. 빨리 보충하지 않으면 불빛은 점점 약해지고 마침내 사그라지고 맙니다. 

     장인어른(90세), 장모님(88세)(이하 부모님)을 뵐 때마다 기름이 없어 점점 사그라드는 호롱불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애잔해집니다. 지난겨울, 두 분 모두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널 뻔 했습니다. 어머니는 지독한 치통을 간과한 것이 화근이 되어 전신에 염증이 퍼지고 대상포진까지 겹쳐 한 달 동안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 재수술을 거듭한 끝에 겨우 살아나셨고, 홀로 남으신 아버님은 여기저기 장기가 약해 끙끙 앓고 계시는데 어떻게 보살펴 드릴 수 없어 읍내 병원에 반강제 입원을 시켰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도 되지 않기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를 뿐 어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모진 목숨’이라 했던가, 추운 겨울 혹독한 병치레를 이겨내시고 겨우 살던 집으로 오셨습니다. 아버님은 안방에서 끙끙대시고, 어머님은 부엌방에서 아이고 아이고 하시고 있습니다. 

    두 분을 바라보는 자식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 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입니다. 겨우 빨아 드실 수 있는 두유, 치아 운동없이 드실 수 있는 부드러운 제과류 정도 사 드리는 것 뿐. 이번에는 ‘구원에 대한 확신’ 문제를 확실하게 심어드려야겠다고 작심하고 가 뵈었습니다. 어머니는 권사님으로 신앙생활을 하셨던 분이라 나름 구원관이 명확하였습니다. 아버님은 유교에 충실하신 분이라 늘 조선시대 남양홍씨 족보 얘기를 자랑 삼아 하시는 분인데 몸이 불편하신데도 또 녹음기를 틀어 놓은 듯 똑같은 얘기를 하시곤 합니다.

     ‘아버님, 인간은 누구나 죄인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면 천국이 있고 지옥이 있는데.........’

    ‘홍씨 집안에 혜경궁 홍씨가 있는데 모진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아버님 다른 얘기 하지 마시고 제 말씀 잘 들으세요. 예수님을 구주로 믿어야 천국갑니다....’

    ‘그 혜경궁 홍씨가 아들을 정조대왕으로 만드신 분이여.......’

    ‘아버님, 따라 하세요. 하나님 아버지 나는 죄인입니다, 내 죄를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을 믿습니다’ ‘수원 옆에 가면 그 분 묘가 있어.......’ ‘아버님, 마음속에 꼭 예수님 믿으세요’ 

     이게 지금 영적인 싸움인지, 아버님 생각 속에 새겨져 있는 남양홍씨 자긍심의 표출인지 구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난상 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 떠나실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이상 구원의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일이기에 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입으로 시인하시도록 따라하시게 하였습니다. ‘아멘’까지.

    이제는 식당에 모시고 갈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지셨습니다. 바나나도 초코파이도 두유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다 드시면 또 사드릴 수 있는데...........

     기름이 부족하여 가물거리는 호롱불이 생각납니다. 아, 부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