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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아 나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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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572회   작성일Date 21-04-17 09:06

    본문

    걸음아 나 살려라


     ‘걸음아 나 살려라’는 말은 뭔가 잘못한 것이 있을 때 줄행랑치는 행동을 말합니다. 요즘 이 말을 되뇌이며 매일 1만 보 이상 걷고 또 걷고 있습니다. 1만 보를 채우려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지난주일 오후에는 약 6km 떨어진 곳에 약속이 있어 둘이 걸어가기로 약속을 하고 1시간 반 전에 출발하였습니다. 가다 보니 왜 그리 신호등이 많은지 정시 안에 도착하기 어려울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가니 등에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늦지 않으려고 속보로 걸었더니 정확한 시간에 도착은 했지만 숨이 얼마나 가쁜지 헐떡거려집니다. 지인은 이미 도착하여 입구에서 땀 흘리며 걸어오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목사님, 그 먼 거리를 걸어오셨습니까? 대단하십니다’ 비록 땀 흘리며 조금은 흐트러진 모습으로 왔지만 스스로 생각할 때 대견하였습니다. 실은 나보다 내 걸음에 보조를 맞춰 달리다시피 따라온 아내가 더 대단했습니다. 

     아내는 본래 한걸음 걷는 것도 싫어했던 사람입니다. ‘3보 이상 승차’ 군대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군 속설을 잘도 이행하며 살았습니다. 그때는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데가 없어 스스로 종합병원이라 자처하였습니다. 매일같이 아내 등 두드리기, 팔 다리 주무르기,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셔 허리 풀어주기가 끝나야 하루 일과가 마치고 잠자리에 들 정도였습니다. 지금보다 나이가 훨씬 젊었을 때 그랬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했었습니다.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내가 그걸 모르는 줄 알아요? 몸이 말을 안 듣는데 어떻게 하란 말이야?’ 신경질을 내다가 나중에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아내가 요즘은 먼저 운동화를 신고 ‘갈거요? 안갈거요? 안 가면 나 혼자 갑니다’ 하고 문밖으로 나갑니다. 소파에 퍼져 앉아 있던 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푸줏간에 끌려가는 소처럼 따라나갑니다. 상황이 뒤바뀐 것입니다. 

     약속을 마치고 다시 되돌아오는 길은 좀 여유를 가지고 이런 저런 얘기하며 걸었습니다. 갈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게으른 벚꽃도 보이고, 여기저기 부지런히 피어나는 철쭉꽃도 보입니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 맞습니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나뭇잎은 벌써 녹음(綠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행인들의 옷차림 깊숙이 봄이 깃들여 있습니다. 

     도시안에서는 아지랑이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아지랑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 고향은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그 안에 고물고물 주저앉아 봄나물 캐러다니는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녁 밥상에는 어머니가 낮에 캐 오신 쑥국, 달래 냉이 무침, 두릅과 이름 모를 산나물로 봄의 상큼함이 물씬 풍겼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여유 있게 걸었음에도 빨리 도착한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총 3시간, 14.64km, 15,200 걸음, 할렐루야~~ 1만 걸음 채우려고 애쓴 걸 생각하면 오늘은 수확량이 대단합니다. 

     걷는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합니다. 또 꾸준히 실천하면 불면증 치료와 체지방 감소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 들지 않고, 사시사철, 장소 불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뿐입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입니다. 오늘 1만 보 이상 걷기 –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