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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월 대보름달

    페이지 정보

    조회Hit 516회   작성일Date 21-09-18 12:15

    본문

    팔월 대보름달


     엄중한 코로나19 4단계 상황 속에서도 추석 명절은 다가왔습니다. 

     휘영청 밝은 달은 영월(盈月)을 향해 하루하루 채워져 갑니다. 

     오늘부터 4일간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길게 보면 지난 금요일 오후부터 수요일까지 6일간입니다. 여느 해 같으면 기차역, 버스 터미널, 공항에 귀성객 모습으로 북적일 텐데 올해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를 보면서 명절의 스산함을 느낍니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은 자녀들 손주들이 얼마나 보고 싶겠습니까만 코로나 때문에 내려오지 말라고 합니다. 억지를 부려 고향 방문을 하면 이웃집에서 이런 시기에 왜 내려왔느냐고 핀잔을 준답니다. 담하나 사이에 두고 정답게 지내던 이웃 간에 자녀들이 왔나 안 왔나 서로 감시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가족들 만남뿐 아니라 객지로 흩어졌던 고향 친구들이 한데 모이는 날이기도 합니다. 도심에서 바쁘게 살다보면 전화 한 통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명절이 되면 오랜 친구를 만나 밤을 새가며 그동안 쌓아 놓았던 회포를 풀곤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면사무소 마당에서 노래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마을마다 끼가 넘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서울 공장에 가서 일했던 아가씨도 등장하고, 중앙시장에서 리어카 끌며 장사했던 아저씨도 고향에 내려와 한바탕 몸을 흔들어 대며 흥을 돋웁니다. 1등은 흑백텔레비전(드라마 ‘여로’를 기억하십니까?), 2등은 백조 세탁기, 3등 전기밥솥, 참가상은 플라스틱 세숫대야, 행운권 추첨 등

     라떼는 말이야 동네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노래잔치가 벌어지는 날이면 면 전체가 들썩거렸지요. 얼기설기 무대를 만들어 놓고 커다란 나팔 스피커 두 개를 걸어 놓습니다. 음향기는 찌지직거려도 상관없습니다. 마이크는 들어왔다 나갔다 해도 괜찮습니다. 노래 부르는 사람은 음이 틀리고 박자가 맞지 않고 개다리춤을 춰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야말로 동네 한마당 잔치입니다. 그렇게 팔월 대보름달은 크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런 풍경은 이제 아련한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시국에 ‘고향에 왜 내려왔니?’ 따가운 시선이 빗발칩니다. 고향을 향했던 발길은 자녀들과 SUV를 타고 글램핑장으로 향합니다. 부모님을 역 귀성케 하여 펜션으로 향합니다.

     코로나 4단계 발령이 9월6일부터 10월 3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직계 가족의 경우 접종 완료자 포함 8명까지 모임이 허용된답니다. 자녀가 많은 가정은 한자리에 모이지도 못하겠습니다. 요양 시설에 계시는 부모님은 사전에 예약 신청해야만 면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세상은 요란합니다. 정치계는 대선을 앞두고 시계 제로입니다. 코로나 이후 1년 반 동안 소상인 폐업 신청이 45만9천 건이랍니다. 너무너무 힘들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국에도 팔월대보름 명절은 성큼 다가왔습니다. 

     어렸을 때 보았던 저 보름달은 조금도 변함없이 돌아오는데 세상은 왜 자꾸 수렁 속으로 미끄러져 가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이 만월처럼 떠오르지만 한번 등진 인간의 발걸음은 저 깊은 스올(지옥)로 향하고 있습니다. 

     온몸으로 태양 빛을 받아 어둔 밤을 밝히는 보름달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