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하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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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하나 사이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느 지역 ‘33도’라고 하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랐는데 요즘은 ‘33도’라고 하면 여름에는 그런 것이지 하고 관심 밖으로 돌립니다. 이제는 ‘40도’쯤 되어야 눈길이 갑니다.
교회 6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복도 열기가 숨을 턱 막히게 합니다. 하루 종일 옥상에서 받은 방사열이 곧바로 아래층으로 내리꽂기 때문입니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건물 전체 통풍을 유도하지만 뜨거운 열기를 뽑아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잠시 후 목양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에어컨을 켜 두었기 때문입니다.
문 하나 사이로 저쪽에는 사막의 열풍이 불고, 이쪽은 시베리아 한풍이 불어옵니다. 문 하나 두께는 5c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에어컨의 존재유무에 따라 상황은 천국과 지옥입니다.
작렬하는 땡볕을 맞으며 마트에 갑니다. 내리쏘는 태양 빛이 얼마나 따가운지 태양침을 맞는 기분입니다. 잠시 후 상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기를 발명하고, 에어컨을 만든 회사가 얼마나 고마운지 절로 느껴집니다. 그럴지라도 역대급 폭염에 전력 비상이라니 전기를 아껴 써야 하겠습니다.
성경에 보면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출 14:19–20 ‘이스라엘 진 앞에 가던 하나님의 사자가 그들의 뒤로 옮겨 가매 구름 기둥도 앞에서 그 뒤로 옮겨 애굽 진과 이스라엘 진 사이에 이르러 서니 저쪽에는 구름과 흑암이 있고 이쪽에는 밤이 밝으므로 밤새도록 저쪽이 이쪽에 가까이 못하였더라’
하나님의 사자가 있고 없음에 따라 이쪽에는 밤새도록 빛이 있고, 저쪽에는 대낮에도 흑암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있는 곳에는 홍해 바다가 갈라져 물이 좌우에 벽이 되고 마른 땅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도하가 시작되었지만, 하나님의 사자가 없는 곳에는 뒤쫓아 오던 애굽 사람들과 바로의 말들, 병거들과 그 마병들이 수장되는 기적이 있습니다.
애굽의 풍요로운 땅을 몹쓸 땅이라 하고, 이스라엘의 광야를 젖과 꿀이 흐르는 복된 땅이라 합니다. 이유는 그 곳에 하나님이 계신가, 안 계신가의 차이입니다.
찬송가 438장에 보면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라고 부릅니다.
휴전선 너머 북쪽 소식을 듣습니다. 매년 여름에는 가뭄과 태풍과 홍수로 인하여 식량 공급이 절대 부족함으로 백성들의 탈북현상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기독교 박해 국가 1위라는 불명예를 십수 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독재자는 백성들의 눈물에는 관심이 없고 권력과 체제 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관심과 눈물이 그곳에 있지만 외면하는 나라, 하나님의 백성들 포박하는 나라, 하나님의 교회를 불태우고 부숴뜨리는 나라 – 북에서부터 끓는 가마가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휴전선 하나 차이 남한 땅에는 그래도 하나님을 모시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백성들이 있습니다.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아니한 7천 명을 남겨 두셨듯이 곳곳에 의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이 땅을 지켜주시는 줄 믿습니다. 문 하나 사이에 두고 축복과 저주가 엎드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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