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페이지 정보
본문
낙엽
겨울을 뚫고 연두 잎 틔웠을 때
너는 봄을 안겨 주었지
만물은 너를 보며 희망을 노래했느니
여기저기 땅을 뚫고 올라온
수많은 꽃들이 잔치를 벌였다
봄 지나 짙초록 잎 되었을 때
여름은 시작되었더구나
물 오른 초목은 숲을 이뤘고
사방팔방 강렬한 경쟁이 치열했단다
아름다운 다툼은 세상을 살찌웠지
따스함과 싸늘함이 교차할 즈음
너는 가을을 곱게 단장하였다
설악산 대청봉을 출발하여 매일 25km를 달려
한 달 만에 한라산 백록담에 이르렀지
그새 삼천리 반도는 참 곱단하였단다
어제는 찬바람이 겨울을 몰고 왔더구나
이리저리 땅바닥에 흩날리는 너를 보며
인생무상을 묵상할 찰나
죽음은 부활의 시작임을 깨닫게 해 주었지
세상은 곧 하얗게 될거야
너는 키워준 나무 밑에 내려가
따뜻한 이불되어
추운 겨울을 덮어주겠지
사시사철 한 바퀴 돌아오니
너는 어느덧 장성한 나무가 되었구나
- 이전글무얼 가지고 가지? 21.12.11
- 다음글다니엘 21일 저녁기도회 21.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