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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가 되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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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Hit 501회   작성일Date 21-10-09 11:29

    본문

    목사가 되는 아들


     3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나는 것은 46년 전 필자가 중3이었을 때 은혜받고 목사 되기로 서원한 일 때문입니다.

     당시 아버님은 고창군 향교 대표(전교)로 활발하게 출입하시던 때입니다. 유교 신봉자이셨던 아버님께서는 어린 나를 유교 후계자쯤으로 염두에 두셨는지 천자문을 외우게 하시고, 사서삼경을 가르치시며 붓글씨를 지도해 주셨습니다. 

     당신 보시기에 한문 쓰는 글씨체가 마음에 드셨는지 제삿날이 되면 지방문과 축문을 나에게 쓰게 하셨습니다. 그런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제사를 거부하더니 목사가 되겠다고 폭탄선언하고 나섰으니 당신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충격이 크셨을까? 3년 동안 대답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고3, 대학 입학 원서를 쓸 때 신학교 원서를 들고 와서 허락을 구했을 때는 돌아앉아 말씀이 없었습니다. 당시 부친의 마음이 십분 이해됩니다. 목사인 필자 아들이 어느 날 삭발하고 나타나더니 출가하여 승려가 되겠다고 하면 제가 승낙할 수 있겠습니까? 부자의 연을 끊겠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며칠 고민하시더니 마침내 허락해 주셨고 오늘 보배로운교회 담임목사로 서 있는 것입니다. 

     이제 낼 모레(10월 12일) 아들이 목사가 되는 날입니다. 딸 부잣집(8녀 2남) 막내아들인 필자의 소원은 아들을 낳게 해 주시면 하나님께 바치겠다고 하나님과 딜(deal)을 했습니다. 첫째 딸을 주시고 애를 태우시더니 5년 후 아들이 태어났고 그 거래는 유효했습니다. 아들이 어릴 때부터 ‘너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세뇌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외우게 하고, 매일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아들은 한 번도 반항치 않고 묵묵히 신학과 목회 훈련받고 드디어 목사가 됩니다. (그 마음속에 어떤 고민과 갈등이 있었는지 속 얘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집사님(장로님, 권사님)! 아들(혹은 딸)을 신학교 보내시고 목사 시키시지요’ 라고 질문하면 아직까지 시원하게 대답하시는 분이 없습니다. 목사라는 신분에 대해 존경을 표하고 귀하게 여기기는 하지만 본인 자녀가 목사 되는 일에 대해서는 선뜻 승낙하기 어려우신가 봅니다. 

     고생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목사님, 고생 많으시지요?’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使命)을 고생이라 생각하면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부르심 속에 사명(使命)받은 것을 은혜로 여길 때 목사의 길은 축복의 길이요,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됩니다.   

     목사의 길은 세상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과 영적 교통이 없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매일 새벽기도 해야 하고, 성경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하며, 통성기도와 묵상기도를 통해 영력을 키워야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천차만별인 인간관계를 연구해야 합니다. 

     주님이 주신 십자가는 감사함으로 질 수 있는데 사람이 주는 십자가 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더 많습니다. 그 길을 40년째 지나가고 있는 아비 마음속에는 솔직히 세상 직업 가지고 편하게 살면 좋을텐데... 하는 짠~한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 

     부모의 강권을 넘어 이제 본인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서원한 길이니 등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일만 남아 있습니다. 신앙의 황무지 가시밭길을 헤치며 달려온 아비이기에 아들은 신작로(新作路)를 달리며 더 귀하게 쓰임 받는 주님의 종이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습니다. 순종의 아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