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裸木)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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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1-12-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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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裸木)의 절규
가녀린 새싹의 사랑스러움과
청록(靑綠)의 치열한 경쟁을 지나
단풍의 화려함을 입었다
시절을 분별하는 지혜로
마지막 잎새까지 떨궈내며
또 다른 생명을 향해 길을 간다
휘감아 도는 칡넝쿨의 도움마저 거절한 채
북풍한설과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죽어야 생명을 낳느니
팔 벌린 가지 사이로 찬바람 지나고
뿌리내린 땅바닥이 얼어간다
생명을 낳는 죽음이 이토록 모진 것인가
살을 에는 한풍(寒風)의 끝은 언제인가
땅이 풀리는 우수(雨水) 경칩(驚蟄)은 언제인가
새 생명 낳는 그 날은 언제인가
살이 터지더라도 살아만 있으라
죽은 듯 죽은 듯 잠잠히 있으라
생명의 주관자가 역사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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