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걸려 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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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걸려 온 전화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었던 간절한 소원이 있습니다. 그 소원은 여러 팀과 함께 의료선교를 다녀올 때부터 싹 트기 시작했습니다.
방글라데시, 미얀마, 파키스탄 등 여러 팀과 의료선교를 다니면서 이 일이 얼마나 귀한지 깨달아졌습니다. 현지에 가면 목사 신분을 드러내 놓고 복음 전하기 어렵습니다. 한 명 찾아가서 몰래 복음 전하는 것도 조심해야 하고, 주변 상황에 따라 눈치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의료인들은 자신의 신분을 떳떳하게 밝히고 책상 펼쳐 놓고 선교합니다. 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아, 의료선교야말로 으뜸가는 방법이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제 의료인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 교회에도 의료선교팀이 구성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함을 안고 기도하고 있었지만, 개척교회에서는 사람이 없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습니다. 의대생 몇 명이 있어서 훗날을 꿈꾸며 많은 공을 들였는데 의대 졸업 후에는 각기 제 갈 길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소원이 가물가물해질 즈음, 몇몇 의료인들 입에서 의료선교에 대한 얘기들이 몽실몽실 피어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뭔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우리 교회 안에 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 것입니다. 꺼져가던 꿈이 장작불을 만난 듯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만나는 이들에게 취지를 설명했더니 모두가 찬성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모이기로 한 분이 20여 분이 되었습니다. 첫 모임 날짜와 장소를 공지했습니다. ‘아, 드디어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도 의료선교팀을 주시는구나’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한편 걱정이 생겼습니다. 따라다니기는 했지만 무얼? 어떻게? 조직하고 운영하고 활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입니다. 모이라 해 놓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며칠 전, 10년 전쯤 함께 의료선교 다녔던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저 000이에요, 갑자기 목사님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세상에 이게 웬일입니까? 이분은 제가 보기에 의료선교의 대모라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수십 차례 해외선교를 다녔을 뿐 아니라 의료선교에 관한 한 A~Z까지 세세하게 가르쳐 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4,50분 통화를 하는데 얼마나 힘이 나는지요. 그 순간 누군가 내 얼굴 표정을 봤다면 첫사랑 애인을 만난 것만큼이나 화색이 만연했을 것입니다. 그분 스케줄에 맞춰 의료선교지원자들 모임을 다시 공지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나의 고민과 간절함을 아시고 어떻게 10년 전에 헤어졌던 그분 마음속에 감동을 주셔서 만나게 하시는지, 하나님의 은혜가 놀라울 뿐입니다. 이 일은 틀림없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할렐루야~~
의료선교는 비의료인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옆에서 잔심부름하고 도와주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선교에 대한 비전만 있다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국내 농어촌, 도서 산간벽지를 찾아다니며 선교할 수 있고 때에 따라 해외도 갈 수 있습니다. 우선 모여 비전을 나누고, 기도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7월 3일 주일 오후 1시, 5층 보배실입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뜨거워지시는 분은 오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