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로스 타악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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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로스 타악기 공연
눈물이 난다
두드리고 치고 때리는데
눈물이 난다
비인기 악기 하나 붙들고 지나온 시간들
기나긴 인고의 세월들
혹독한 추위와
외로움과 싸움의 날들
길고 긴 외길을 지나
마침내
너와 내가 만나 카로스를 이뤘다
홀로 싸움보다
함께하는 싸움은 또 다른 고난의 연속
십 수명이 한 소리를 내는 작업은
바윗덩어리 세워놓고
다비드상을 쪼아내는 아픔이다
매일 매일
시간 시간
눈과 눈을 맞추고
마음과 마음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휘자의 손놀림에
한 소리가 났을 때
영혼 울리는 하늘의 음성으로 태어났다
때로는 천둥소리로
때로는 세미한 음성으로
때로는 청량한 음률로
우리 영혼을 깨운다
사람은 악기를 깨우고
악기는 사람을 깨운다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카로스 타악기 연주를 들으니
눈물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