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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던진 따뜻한 말 한마디(2)

    페이지 정보

    조회Hit 792회   작성일Date 23-08-05 08:46

    본문

    무심코 던진 따뜻한 말 한마디(2)

    (시골 의사 박경철의 강연 중에서 발췌)


     그러다 아이의 어깨를 눌렀더니 엄마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요. 봤더니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옷의 절반이 눈물로 젖어 있더라고요. 돌아가신 것을 아는 거였더라고요. 저는 순간적으로 움찔 했습니다. 그리고 서 있는데 그제서야 엄마에게 다가서서 왼팔로 목을 잡고, 오른팔로 어깨를 안아요. 그리고는 엄마 귀에 대고 뭐라고 말했냐면요... "엄마 사랑해요" 하고 얘기하더라고요.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죽음을 목격했지만, 떠나는 사람에게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그 "사랑해요"라는 말 안에는 떠나는 엄마에 대한 송별사일 수도 있고, 위로일 수도 있고, 남겨진 자의 각오일 수도 있죠. 저는 많은 죽음을 목격했습니다. 어떨 때는 제가 맡았던 환자가 하루에 5명이 돌아가신 적이 있었어요. 인간이 마지막 떠나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직위? 돈? 그가 누구든,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든, 그가 무엇을 가진 사람이든,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에 하는 단어가 바로 ‘손’이라는 겁니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나서 하루는 간호사가 "신부님이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놀라서, 제가 “누구십니까?” 했더니 대뜸 “저를 모르십니까?”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그때 그 고등학생이 저랍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웠습니다. 그 때의 그 고등학생이 신부님이 되어 찾아와주시다니~~~!

     제가 '혹시나 잘못한 게 없었나' 하고 뜨끔 하더라고요. 이래저래 이야기를 나눠보았더니 그 때 환자분의 자녀인데 여동생은 교대를 가서 선생님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두 오누이가 곱게곱게 잘 자랐더군요. 그러면서 신부님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생님은 기억 못하시겠지만, 그 때 저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입장에서는 가혹하고 힘들겠지만,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면 남겨진 아이들이 혹시나 잘못되면 어떡할까 할 거다, 늘 그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거라.” 저는 제가 그렇게 멋있는 말을 했는지도 몰랐어요. 그 말씀이 두 오누이가 살아가는데 버팀목이 된 가장 중요한 말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뒤통수에 벼락이 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멋있는 말을 했구나 하는 게 아니에요. 저는 무심코 한 말이었는데, 무심코 했던 작은 선의(善意)가 두 남매의 인생을 바꿨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찡합니다.

     무심코 던진 말, 기억조차 나지 않는 말로 어떤 사람은 희망을, 어떤 사람은 좌절을 겪게 됩니다.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 듯, 말의 파장이 운명을 결정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애정과 사랑의 진심을 담은 착하고 유익한 말을 입에 담아야 하는가 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