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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에 젖은 주보 한 장

    페이지 정보

    조회Hit 519회   작성일Date 23-12-16 09:53

    본문

    비에 젖은 주보 한 장 


     추적추적 겨울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지나고 나면 기온이 급강하하여 영하 10도까지 내려간답니다. 

    겨울철이 되면 독감이 유행하여 많은 이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코로나의 유익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함으로 감기 환자가 줄었다는데 마스크 해제와 동시에 독감이 봇물 터지듯 유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마스크 착용을 해야겠습니다.  

     우산을 쓰고 발밑만 보고 교회로 돌아오는 길에 언뜻 눈에 익은 종이 한 장이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게 보입니다.

     자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은 눈에 얼른 들어옵니다.

     목사는 어딜 가나 십자가만 보입니다.

     인테리어 하시는 권사님은 어딜 가나 그 간판만 보인답니다.

     학원 하시는 집사님은 이 동네에 자기네와 같은 학원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답니다.

     무심코 지나다 돌아보니 우리 교회 주보가 길바닥에 떨어져 추운 비를 맞고 있습니다.

     ‘아이고 네가 어쩌다 이렇게 버림받은 신세가 됐니?’ 허리를 숙여 비에 젖은 주보를 주워들었습니다. 

     전도 대원 누군가 이 비 오는 날 주보를 들고 나가 전도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마음속에는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추운 날, 더운 날 가릴 것 없이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손에는 주보를 한 움큼 집어 들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밖에 나가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주보를 나눠줬겠지요.

     이 주보를 보는 사람 중 단 한 영혼이라도 주님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 춥고 비 오는 날 전도했을 것입니다. 

     비에 젖은 주보를 보는 순간 그분의 전도 열정이 마음속에 스며들며 감사함이 나옵니다.

     많은 주보를 나눴을 텐데 이 한 장이 바닥에 버려진 것을 보니 누군가 받자마자 무관심하게 흘려버린 것입니다.

     길바닥에 버리면 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아니 어쩌면 교회에 대한 냉대가 주보에게 전달되어 버림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보를 집어 든 순간, 마치 우리 교회가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듯, 아픈 마음이 들어왔습니다.

     젖은 상태를 보니 꽤 시간이 흘렀을 것 같은데, 그사이에 많은 이들이 무심코 지나쳤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렇게 동네 주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옵니다.

     지난 25년 동안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며 마을을 섬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 사랑이 전달되지 않은 대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에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교회 본당을 개방하여 그 학교들 축제의 공간으로 제공하고, 주민센터를 통해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서고, 코로나 이전까지 20년 동안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배설하고, 명절 때가 되면 아파트 경비실을 방문하여 간식거리를 전해 드리고, 보건소, 파출소, 119구조대 등을 방문하여 이 지역을 위해 수고하신다며 선물을 전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 지역 속에 자리 잡은 우리 교회의 존재 이유를 나름 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비에 젖은 주보 한 장을 보며 씁쓸한 마음으로 걸어오는데 주님께서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주십니다.

     ‘주보 한 장만 떨어져 있는 것 감사하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