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이별/수필가 염혜순집사(2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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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Date 25-11-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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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이별
수필가 염혜순집사
1.
민들레는 이별이 무성하여 봄부터 자꾸 노랗게 울었어요
하얀 씨앗이 날아간 자리에 앉아 울면서 새 꽃을 피워요
꽃이 지면 다시 이별이 모이는 걸 무수히 보고 또 보면서
양지 바른 곳마다 키를 낮추고 노랗게 자라는 설움이 꽃이 되네요
따라갈 수 없는 허공의 길을 향해 날아갈 이별이 자라고 있어요
잊으려 돌아앉는 것도 이별일까요
돌아앉아도 돌아앉아도 꽃은 다시 피는데
2.
노란 꽃이 진 자리에 하얗게 앉은 이별
파르르 날개를 떨어요
이별은 가벼워야 한다고
눈물 한 방울도 무거워 오래 마른 몸
하얀 새가 되네요
꽃대 끝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
이마를 맞대고 말라가는 시간
이별의 새들이 바람을 기다려요
헤어지는 시간이 오고 있어요
떠나는 것은 무엇이고 남는 것은 무엇인지 몰라도
겪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
민들레 씨앗처럼 헤아릴 수 없어
이별 속으로 자신을 날려요
이별을 배워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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