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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故鄕)에는...(251012)

    페이지 정보

    조회Hit 200회   작성일Date 25-11-12 20:43

    본문

    모처럼 고향을 찾아갔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곳, 고창(高敞).


    고창이라는 표지판이 보이자 가슴이 먹먹해지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도로 양옆으로는 황금빛 벼 이삭이 고개를 숙여 고향에 오심을 환영합니다인사하는 듯합니다.

     

    이맘때면 부모님을 따라 논으로 나가 낫을 들곤 했습니다. 서툰 낫질 탓에 왼손가락 마디마다 생긴 상처가 지금도 선명합니다. 한 번은 리어카에 볏단을 가득 싣고 집으로 가던 중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며 리어카 뒤가 들리는 순간, 뾰족한 꼬챙이가 왼쪽 무릎을 깊이 찔러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쳤습니다. 피가 흥건하게 흘렀습니다. 개울가 잡초를 뜯어 즙을 내어 붙이고 수건으로 묶고서 다시 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무릎에 남은 상처 자국이 그 시절의 땀과 눈물의 흔적을 말해줍니다.


    고구마를 캐며 호박 고구마를 발견하면 미국 고구마다!” 하며 웃고, 개울물에 씻어 먹던 달콤한 맛, 옥수숫대로 엮은 발 뒤에 고구마를 쌓아두고 겨우내 간식으로 먹었던 풍경이 눈앞에 생생합니다.

     

    세월이 흘러 농기구로 가득하던 마당은 이제 조카들이 몰고 온 자가용으로 가득 찼습니다. 형님 내외와 조카들, 손주들로 집안이 북적이며 추석의 훈훈한 온기가 집안 가득 번집니다. 형수님의 음식 솜씨는 일품입니다. “형수님 음식 최고예요!”라고 칭찬 드렸더니 이번에는 조카들이 했다고 하시네요.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 치료를 받으셨다니 속히 회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식사 후에는 처가댁으로 향했습니다. 1년 전 천국 가신 장인어른, 2년 전 먼저 천국 가신 장모님이 계시던 집입니다. 담장 너머로 바라본 마당에는 인적이 없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텃밭의 세월을 말해줍니다. 부지런하신 장인어른이 계실 때는 낙엽 하나 없던 마당이었는데, 이제는 풀들이 제멋대로 자라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당 한 켠의 감나무는 주인을 기다리듯 올해도 주렁주렁 열매를 맺었습니다. 꼭대기 가지에는 까치밥으로 남은 홍시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방문을 열어보니 생전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부자리, 옷걸이에 걸린 점퍼와 넥타이, 문간방의 장모님 옷까지도 그대로 있습니다. 냉장고 속 찬그릇, 숟가락, 젓가락까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마치 휴거되어 천국으로 오르신 듯, 방안에는 아직도 두 분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뒷동산 묘소에 들러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제야 두 분이 이 땅에 안 계심이 실감 납니다.


    70여 년을 동고동락하시던 두 분은 지금도 나란히 누워 계십니다. 이제는 천국에서 영원히 함께 계시겠지요. 고향의 가을 하늘 아래 서 있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땅의 고향은 잠시의 쉼터요, 우리의 참된 본향은 하나님 나라로다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의 사람들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그들이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11:16)


    고향의 그리움이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하듯, 천국의 소망이 우리의 믿음을 견고히 붙잡습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도 영원한 본향, 하나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립니다

    그날까지 믿음 안에서, 사랑 안에서, 이 땅의 삶을 감사로 채워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