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룩한 밥상에 대하여 (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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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3부 예배가 끝나고 나면 식당으로 향하는 성도들의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많은 분, 5층까지 계단으로 걸어가는 분 등. 그들은 모두 맛있는 점심을 기대하며 식당으로 향합니다.
우리 보배로운교회는 매 주일 약 5~600명의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탁 교제를 나눕니다.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셨던 그 '오병이어'의 기적이, 매주 우리 교회 식당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가끔, 그 기적이 만들어지는 치열한 현장인 주방에 들어가 보곤 합니다. 토요일 새벽이면 주방에는 거대한 원재료들이 산더미처럼 배달됩니다.
밭에서 갓 뽑아 씻어 온 듯 싱싱한 배추와 무, 푸릇한 시금치와 산더미 같은 콩나물들…. 이 거칠고 투박한 재료들이 그대로 식탁에 오를 수는 없습니다.
주일 1부, 2부 예배를 마치면 그때부터 주방 봉사자들의 '거룩한 연금술'이 시작됩니다.
그 많은 재료를 절이고 씻고 삶고 양념으로 버무리는 일은 고된 노동입니다. 무를 써는 칼질 소리는 마치 기도의 리듬 같습니다.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 시금치를 헹구고, 뜨거운 불 앞에서 콩나물을 삶아내는 그 과정 하나하나에는, 누군가의 헌신과 땀방울이 배어 있습니다.
놀랍게도, 제각기 다른 밭에서 자라온 이 재료들은 권사님, 집사님들의 기막힌 솜씨를 거치며 하나의 완벽한 요리로 재탄생합니다.
뻣뻣했던 배추는 소금에 절여져 겸손해지고, 밋밋했던 콩나물은 고소한 양념을 만나 향기로워집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맛을 내는 이 과정은, 마치 개성 강한 우리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교회'라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모습과 꼭 닮아 있습니다.
사랑하는 보배로운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가 받아 드는 한 끼의 식사는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밥 한 그릇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이른 새벽부터 허리를 굽히고, 팔을 걷어붙이며 준비한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그 밥 한 숟가락에는 봉사자들의 기도가 담겨 있고, 국 한 그릇에는 보이지 않는 섬김의 눈물이 녹아 있습니다.
그러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혹여 국이 조금 싱겁거나, 반찬이 내 입맛에 조금 맞지 않더라도 불평 대신 감사의 미소를 지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반찬 참 맛있다", "수고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뜨거운 불 앞에서 땀 흘리는 봉사자들에게 가장 시원한 냉수 한 그릇이 될 것입니다.
초대 교회의 성도들이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했던 것처럼, 우리 보배로운교회의 식탁도 불평이 아닌 감사가, 비판이 아닌 격려가 넘쳐나기를 소망합니다.
이번 주일, 식판을 받아 드실 때 잠시 눈을 감고 이렇게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
"하나님, 이 귀한 음식이 제게 오기까지 수고한 손길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이 밥을 먹고 얻은 힘으로, 저도 누군가를 섬기는 사랑의 재료가 되겠습니다. 아멘"
5~600명, 그 거대한 양의 음식을 만들어 섬기시는 권사님, 집사님들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식사가 끝나면 남성들로 구성된 설거지 대기조가 앞치마를 두르고 기다란 장화를 신고 등장합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능숙한 솜씨로 잔반을 처리하고 음식물로 더러워진 그릇을 씻어 세척기로 넘깁니다.
그릇은 다음 주일을 위해 건조기 안으로 들어가고, 분주했던 주방은 물청소를 끝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고요함을 찾아갑니다.
주방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성도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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